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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유동성 확보 총력전 돌입···‘팔고 또 팔고’

한진그룹, 유동성 확보 총력전 돌입···‘팔고 또 팔고’

등록 2020.11.04 17:07

이세정

  기자

연내 기내식·기판사업부 매각 완료 목표코로나19 장기화 따른 현금 마련 움직임한국공항 제주부지·제동레저 양평부지 등 매물로 비핵심 사업·적자 계열사 정리···사세 위축 불가피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진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산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염병 리스크가 장기화 수순에 접어든 만큼, 사업 철수 등 사세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내식을 공급하고 기내 면세품을 판매하는 기내식기판사업본부의 연내 매각을 목표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8월 한앤컴퍼니에 사업 양도를 결정하고,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이 사업부를 990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한앤컴퍼니는 기내식기판사업을 전담할 신생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기내식과 기내 면세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이 회사의 지분 20%를 취득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현금 확보를 위해 유휴자산이나 비핵심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제주도에 위치한 사택을 290억원에 팔았고, 종로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를 소유한 왕산레저개발 등의 매각 절차를 밟는 중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은 제주도 연동 소재 토지(면적 2835㎡)와 건물(연동빌딩)을 매물로 내놨다. 당초 태극건설이 2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지만, 거래계약 당일 매수의사를 취소하면서 매각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이 부동산은 한국공항이 2016년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으로부터 114억원에 매입했다. 현 시세가로 따져볼 때 약 86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전방위적 현금 확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진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 호텔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관광지에 위치한 입지 덕분에 높은 숙박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노후화된 시설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매각 계획안을 만들어 둔 상태이고, 제동레저는 경기도 양평의 487만㎡의 토지를 220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재무 성적표는 최악이다. 한진칼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올 상반기에 매출이 63% 위축됐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06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 기간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10% 넘게 줄어든 1267억원에 불과하고,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은 63% 감소한 1554억원에 그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등 자회사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유상증자에 대거 참여하며 4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 중 3000억원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며 확보한 현금으로 충당했다. 나머지 1000억원 이상은 자체 현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유동 자산 규모는 크게 축소됐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이 자산 매각과 함께 사업 철수와 계열사 정리 등 사업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실제 한국공항은 지난달 비주력 사업인 광산사업의 영업을 중단했다. 한국공항은 지상조업사지만, 1970년대부터 석회석을 채광해 파쇄한 뒤 판매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철강산업 영업환경이 악화됐고, 한계 사업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한진은 렌터카 사업을 접었다. ㈜한진은 4월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에 차량 3000여대 등을 총 600억원에 매각했다.

만성 적자인 칼호텔네트워크는 가장 유력한 매물로 꼽힌다. 칼호텔네트워크는 그랜드 인천 하얏트 호텔과 제주도 내 2곳의 KAL 호텔을 운영 중이다. 항공업황 회복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호텔·레저사업이 매각 우선순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골프장을 영위하는 제동레저나 수익성이 낮은 싸이버스카이 등도 정리 매물로 거론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월셔그랜드센터는 대한항공으로부터 1조1200억원을 긴급 수혈받고 유동성 위기를 일시 해결한 상태다. 하지만 자금 대여 기간은 1년 미만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한항공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일찌감치 비주력 사업 정리 계획을 밝혀온 만큼, 사세 축소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조 회장은 작년 말 미국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항공운송 주축인 대한항공과 이를 지원하는 사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이익이 안 나는 사업은 버릴 것”이라며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한진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의 자금 마련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산 매각은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똘똘하지 못한 사업이나 계열사를 솎아내느데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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