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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조직 역동성 모색···‘포스트 반도체’ 밑그림

[이재용 뉴삼성④]젊은 조직 역동성 모색···‘포스트 반도체’ 밑그림

등록 2020.11.03 07:31

임정혁

,  

김정훈

,  

이지숙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전기차 배터리 주목글로벌 현장경영 속 대형 M&A 기대감연말 인사는 ‘안정 속 원포인트’ 가능성

젊은 조직 역동성 모색···‘포스트 반도체’ 밑그림 기사의 사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재용 회장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 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이 아니셨을까 영정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제계를 대표하는 박 회장 역시 삼성의 무게감과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만큼 이 부회장 역시 최근 가파른 글로벌 현장 행보를 보였다. 굵직한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초일류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의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글로벌 1위로 올려놓은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타계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도 본격적으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장 다음 달부터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비롯한 조직 개편이 이 부회장 손에서 나올 전망이다. 내년과 차후의 경영 계획을 글로벌 전략회의도 예정된 터라 이 부회장의 시간이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흘러갈 태세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큰 인사 변화를 단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사장단 세대교체를 상당부분 진행해 연말 인사에선 소폭 변화에 그치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반도체(김기남 부회장), 무선(고동진 사장), 가전(김현석 사장) 등 3명의 삼성전자 사장단 임기가 내년 3월 동시 만료되는 점을 근거로 안정 속 ‘원 포인트 인사’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물산 최치훈 이사회 의장과 이영호·고정석 대표이사 사장 등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재계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르면 올해 안에 회장 승진 가능성을 내다보지만, 단기적으로 회장 승진은 급하게 추진하지 않을 거란 얘기가 나온다.

그 배경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2017년 이재용 부회장이 앞으로 삼성은 그룹 회장이 없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직접 밝힌 그 말을 뒤집을려면 불필요한 잡음이 생길 수 있다. 가뜩이나 상속세 이슈를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현재 이 부회장이 미등기 임원이다. 삼성 회장이 된다는 것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된다는 의미다. 우선 사내이사 직위를 얻어야 한다. 물론 미등기 상태에서 회장 직함을 얻을 순 있으나, 상법상 대표이사가 되려면 이사회 멤버가 돼 이사회에서 승인을 해줘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표이사 지위를 얻으려면 등기임원부터 돼야 한다. 미등기 회장이 된다면 엄밀히 말해 공식적인 회사 대표가 아니다”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사법리스크 때문에 사내이사를 내려놨는데, ‘삼성다움’을 포기하면서까지 현 시점에서 회장 승진을 급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도 이어갈 전망이다. 굵직한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초일류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유럽으로 출장을 다녀온 뒤 닷새 만에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나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예방한 뒤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신규 모바일 연구개발(R&D센터) 건설 현장을 둘러봤고 가전·스마트폰 생산라인 등을 점검했다. 이달에도 사업장 방문 등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일찌감치 삼성의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5세대 통신(5G), 인공지능(AI), 전장, 바이오 등 4대 먹거리를 주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포스트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안주할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등에 133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일군 메모리 반도체 신화를 아들인 이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대규모 M&A 단행 불씨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2014년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에 매각했다. 이듬해인 2015년엔 삼성SDI 케미칼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에 매각했다. 이후 2016년 9월엔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 부문을 HP에 매각하고 두 달 뒤인 그해 11월엔 삼성전자를 통해 전장업체 하만을 9조원에 인수했다.

재계에선 하만 ‘빅딜’을 끝으로 이 부회장이 주도한 굵직한 인수합병이 끊긴 터라 M&A 기대감이 높다. 마침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올 상반기 기준 113조원에 이르러 실탄도 넉넉하다. M&A가 나온다면 시스템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최근 미국의 엔비디아가 영국의 ARM 인수에 나섰고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변화가 다채롭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전기차 분야 모두 변동이 불가피한 시점이 된 것으로 보고 전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면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 역시 초격차 기술력을 지켜내기 위한 매우 귀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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