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리포트]‘한국판 아마존’ 꿈꾸는 쿠팡···택배업 재도전하는 까닭은

최종수정 2020-10-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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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처럼 풀필먼트서비스 본격화···물류 기업 변신
인력 확보, 물류센터 건립에 자금 필요···상장 가속화 가능성

그래픽=박혜수 기자
쿠팡이 택배업 시장에 1년만에 다시 뛰어든다. 쿠팡은 이미 지난 7월 일종의 풀필먼트서비스인 ‘로켓제휴’를 선보이며 이미 택배업 재진출이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한 상태였다. 풀필먼트서비스를 위해서는 제3자 물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쿠팡이 택배시장에 다시 진출하게 될 경우 쿠팡의 경쟁사는 이커머스뿐만이 아니라 대형 택배회사까지 확대된다. 사업구조, 고용체계 등이 다른 택배업계와의 갈등이 또 한번 촉발될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택배업과 물류센터 추가, 인력 확보 등에 필요한 비용도 크게 늘어날 전망인데, 이 비용을 조달할 신규 투자 유치까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7월 풀필먼트서비스 선봬…3자 물류 필수 = 쿠팡의 물류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 14일 국토부에 화물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냈다. 기업 규모로 유상 화물 운송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국토부로부터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받아야 한다.
시설 및 장비 요건은 ▲5개 이상의 시·도에 총 30개소 이상의 영업소 ▲3000㎡ 이상의 1개 시설을 포함한 3개소의 화물분류시설 ▲물류운송 전산망 구축 ▲택배 운송용 허가를 받은 100대 이상의 차량 등이다. 쿠팡은 이미 이 요건들을 충족한 상태로 알려졌다. 쿠팡이 화물 운송사업자 자격을 받게 되면 지난 8월 국토부에 이 자격을 반납한지 1년만에 다시 택배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쿠팡은 아직 국토부 심사가 남아있는 만큼 추후 사업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쿠팡 로켓배송 물량 배송만 담당하더라도 추후에는 제3자 물류까지 뛰어들 것이 확실하다. 제3자 물류란 생산자와 판매자가 물류 전반을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관련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 7월 풀필먼트서비스 로켓제휴를 선보인 이후부터 택배업 재진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왔다. 풀필먼트서비스는 물류업체가 판매자의 위탁을 받아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CS까지 모든 과정을 대행해주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일찌감치 풀필먼트서비스 FBA(Fulfillment By Amazon)를 도입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풀필먼트서비스는 판매자로부터 배송 위탁을 받는 만큼 제3자 물류가 필수적이다.

◇택배업계와 갈등 2라운드…로켓제휴 편법 논란 해소해야 = 쿠팡은 2017년 물류자회사 ‘컴서브’의 사명을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로 바꾸면서 풀필먼트서비스 도입을 준비해왔다.

준비 끝에 7월 선보인 쿠팡의 로켓제휴도 일정 수수료를 받고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의 물건을 보관, 배송, CS까지 대신해주는 풀필먼트서비스다. 다만 현재는 쿠팡이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매입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식 풀필먼트서비스와는 다르다. 상품 매입 단계는 택배업 자격이 없는 쿠팡이 법망을 벗어나기 위해 도입됐다. 쿠팡이 상품 소유권을 일시적으로 넘겨받으면서 ‘자사 상품 배송’의 형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쿠팡은 로켓제휴의 ‘편법 택배’ 논란으로 물류업계와 또 한 번 갈등을 겪었다. 쿠팡은 택배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비사업자용 차량으로 유상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나, 로켓제휴 수수료란 명목으로 배송비를 받아 편법으로 택배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이 이 같은 편법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이 필요하다. 게다가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로켓제휴를 시작하면서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 아직 눈에 띄는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택배사업자 자격이 없는 만큼 아직 일종의 테스트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쿠팡이 국토부로부터 화물차 운송사업자 허가를 받아 택배업 자격을 취득한 후 매입 단계 없이 정식 풀필먼트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되면 쿠팡 역시 이 서비스의 대대적인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력 확보 등에 대규모 투자 필요…자금 마련 고심 = 쿠팡이 화물차 운송사업자 면허를 받는다 하더라도 풀필먼트서비스와 제3자 물류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자금 마련’이다.

쿠팡이 풀필먼트서비스와 제3자 물류를 위해서는 추가 물류센터 건립과 인력 확보를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 최근 쿠팡 로켓배송 자체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미 로켓배송 물량 문제로 택배업에서 발을 뺀 적이 있다. 쿠팡은 2018년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도 설립해 국토부로부터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로켓배송 물량이 급증하면서 외부 택배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물량이 더 늘어났다. 실제로 쿠팡은 올 상반기에만 1만2277명을 추가 고용하면서 비용이 급증한 상황이다. 또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연간 5000억원 수준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올해 광주광역시, 충북 음성사, 경북 김천시에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시작하면서 투자한 비용만 이미 4000억원이 넘는다.

쿠팡은 그 동안 외부에서 대규모 투자 자금을 끌어오며 성장해왔는데 이 자금의 엑시트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쿠팡은 2014년 세쿼이아캐피탈과 블랙록으로부터 4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15년과 2018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총 3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설이 도는 것도 이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엑시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있는 외부 투자자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그 동안 쿠팡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온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추가 투자까지 나설지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위워크’ 지원 등으로 큰 손실을 본 뒤 “앞으론 5년에서 7년 내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나스닥 상장 추진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의 엑시트와 함께 쿠팡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틀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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