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그룹주 재평가···“계열사 이해관계 따라 주가 출렁”

최종수정 2020-10-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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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 이후 삼성그룹株 향방에 관심
삼성전자·삼성생명 등 주식 평가액만 18조원
지배구조 개편·배당 기대↑ 주가 동반 급등세

병상에 누운 지난 수년간에도 ‘한국의 주식 부호 1위’였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 회장이 25일 별세함에 따라 상속인들이 물려받을 주식 등의 재산과 그에 따른 상속세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이 삼성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남다른 만큼 그의 별세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어 투자자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또 생전 보유한 자산 규모가 워낙 큰 데다, 해당 주식 자산 상속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력을 크게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2억4927만3200주(4.18%)를 보유 중이며 지난 23일 종가인 6만200원 기준 지분 가치는 15조62억원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전자우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등을 보유 중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18조2250억원에 달한다.
일단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이 회장의 별세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일부 계열사 주가들이 동반 급등한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삼성물산은 13.94% 올라 11만8500원에서 장을 마감했고, 삼성에스디에스도 6.36% 상승해 18만35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삼성생명의 경우 배당 확대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3.96% 올랐다.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이 내야할 상속세 규모는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조단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배당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 계열사 상속세만 10조, 삼전 지분매각 가능성도 나왔는데…속 타는 개미들 =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먼저 그가 소유한 삼성 계열사 지분 18조원의 상속비율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상장사 지분이 어디로 향하냐에 따라 계열사 지분구조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배우자인 홍라희 여사와 장남 이재용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상속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삼성가 내에서 이 회장의 지분 처리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의 관심을 가장 끄는 주식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그룹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주식 평가액이 큰 만큼 상속세도 사상 최대 규모다. 상속세는 상속 시점 전후 총 4개월간의 평균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30억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인 50%의 세율이 매겨진다. 여기에 최대주주 및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한 20% 할증이 더해진다. 즉 이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현행법상 약 10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낼 것으로 추산된다. 상속세 납부 역시 이 회장 타계 후 최대 과제가 된 셈이다.

아무리 이재용 부회장이라고 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자산만으로 상속세를 마련할 수는 없다. 현재 그의 수입은 배당금(지난해 1426억원)뿐이며 보수는 2017년부터 받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 유지에 꼭 필요하지 않은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상속인들이 가진 보유 현금 등으로도 10조원이 넘는 세금을 납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삼성전자 지분 매각 가능성도 나오는데, 그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도 “상속세 납부를 위한 특수관계자 의 삼성전자 지분매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실제 매각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보험업법 개정시 관계사의 특수관계자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삼성전자 및 주요관계사의 지분 매각은 이루어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승계 관련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일부 보유 지분 및 배당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은 배당수입과 삼성그룹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집중될 것”이라며 “여타 지분을 처분해도 부족한 재원은 삼성전자 배당 정책 강화로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즉 이 부회장이 사실상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배당 확대까지 이어진다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배구조 개편 속도 기대, 삼성생명법 영향 가능성도 염두해야 = 이 회장의 타계로 가장 관심을 끄는 이슈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다. 또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도 상속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국회에 오른 보험업법개정안(삼성생명법)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박용진 의원이 각각 발의한 보험업법개정안은 보험사의 보유자산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만일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주식 보유분을 시가로 평가해 총자산 3% 초과분은 법정 기한 안에 모두 처분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 중 3%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현재 삼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은 57.25%, 이 중 이 회장은 20.76%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구조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법 개정안대로 되면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지배력은 대폭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8.5%인 삼성생명의 전자 지분율이 3%대까지 떨어지게 되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던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10월 말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1대 첫 첫 정기국회는 지난 9월 시작됐다. 이달 5일부터 진행된 국정감사가 24일 막을 내리고 26일부터 다시 본회의 일정이 시작된다.

업계에서는 보험업법 개정보다 상속안이 먼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상속인은 사망 이후 6개월 이내까지 상속세를 신고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내년 4월말까지는 별세한 이 전 회장의 지분 상속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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