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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국민은행장의 3연임, 은행장 릴레이 연임 신호탄 되나

허인 국민은행장의 3연임, 은행장 릴레이 연임 신호탄 되나

등록 2020.10.20 12:31

정백현

  기자

연임 추천 배경에 ‘검증된 CEO 리더십 유지’ 강조위기대처 경험 있는 현직 은행장 유리한 고지 점유진옥동·윤호영, 큰 이변 없다면 무난한 연임 전망지성규·권광석, 남은 임기 중 경영성과 최종 변수

허인 국민은행장의 3연임, 은행장 릴레이 연임 신호탄 되나 기사의 사진

무난한 연임이 유력했던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업계의 예상대로 3연임에 성공하면서 곧 임기 만료를 앞둔 다른 은행장들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검증된 리더십 유지’가 연임 배경으로 직접 언급된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각종 위기 상황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 등을 고려할 때 허 은행장의 3연임이 현직 은행장들의 릴레이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20일 회의를 열고 내년 말까지 일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허인 은행장을 낙점했다. 이로써 허 은행장은 지난 2017년 11월부터 2년, 지난해 11월부터 1년, 올해 11월부터 내년까지 CEO 3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대추위는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금융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안정적이고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국민은행을 리딩뱅크로 이끈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며 허 은행장의 연임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차기 국민은행장에는 허 은행장의 3연임에 상당한 무게가 실렸지만 박정림 KB증권 사장이나 KB금융지주 회장 경쟁을 함께 했던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도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됐지만 내부 사정에 의해 경쟁 구도가 약화되면서 손쉬운 3연임에 이르게 됐다.

이번 연임으로 허 은행장은 그동안 보유해 온 여러 개인 타이틀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하게 됐다. 허 은행장은 이미 역대 국민은행장 중 유일한 장기신용은행 출신 은행장이자 장기신용은행 직원 시절 노조위원장 재임 경력을 갖춘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울러 이번 3연임을 통해 역대 국민은행장 중에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한 최초의 은행장으로 기록됐다. 과거 5년 8개월간 은행장으로 일한 강정원 전 은행장이 재임기간은 더 길지만 강 전 은행장 재임 당시 임기는 2년이 아닌 3년이었고 ‘3년+3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허 은행장은 30여년간 은행의 주요 업무를 두루 경험한 덕에 은행업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건전성 등 세부적인 영역까지 검증된 경영 전문성을 보유한 것을 강점으로 평가받았다. 그룹 경영진도 이 부분을 높이 재평가하면서 안정적인 연임까지 이르게 됐다.

허 은행장의 연임은 은행권 연말 인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권 CEO들이 연이어 연임하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도 CEO 연임을 결정한 만큼 다른 현직 은행장들도 연임에 무게가 쏠릴 가능성이 커졌다.

임기 만료 시점이 임박한 은행장으로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등 시중은행장 4명과 지방은행장 5명이다.

이들 은행장 외에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9월 연임에 성공했고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또한 이미 일찌감치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장 중에서는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진옥동 은행장의 거취가 가장 주목되고 있다. 진 은행장 역시 허 은행장과 마찬가지로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는 인물이다.

진 은행장의 재임 중 신한은행 경영 성과가 출중한데다 허 은행장의 3연임 배경이 된 ‘안정적 리더십 유지’를 신한은행에도 적용한다면 무리한 CEO 교체의 명분이 떨어진다. 더구나 진 은행장은 신한금융 지배구조의 한 축인 재일교포 주주들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다.

따라서 오는 11월부터 본격화될 차기 신한은행장 선출 과정에서도 진 은행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내년 1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윤호영 대표 또한 앞으로 남은 카카오뱅크의 경영 현안 처리 등을 고려한다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지성규 은행장과 권광석 은행장도 현재로서는 연임 가능성이 더 높다. 다만 조만간 발표될 3분기 경영 실적과 4분기 경영 실적의 향배가 연임 결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장들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위기의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충분히 해낸 만큼 큰 이변이 없다면 연임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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