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업황도 나쁜데···SK하이닉스, 낸드에 힘주는 까닭

최종수정 2020-10-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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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투자” 깨고 인텔 낸드 인수
앞서 9조~11조 측정 중 승부수 던져
지난해 낸드 적자···D램 같은 성장 목표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는 것은 메모리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반도체 사업 미래 가치를 보고 D램과 비교해 열세였던 낸드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최근 밝힌 상황에서도 낸드 사업을 강화하면서 순식간에 이 부분 2위까지 꿰찰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석희 사장 취임 후 SK하이닉스가 연구개발(R&D)을 비롯한 투자 집행에 속도를 냈던 것을 보면 이번 대형 인수로 정점을 찍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20일 인수 관련 공시를 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가치를 9조 5944억원에서 11조 1123억원 사이로 추정했다. 정확히는 인텔의 ‘NSG(비휘발성메모리사업부문)’ 중 새로운 반도체 기술인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와 중국 대련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다.

SK하이닉스는 10조원의 자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차입도 함께 진행,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 승인을 얻고 2025년 3월에 계약 완료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를 다소 의외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에 앞서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에 4조원 가까운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이은 대규모 투자 가능성도 낮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당초 보수적인 투자 정책을 밝혔지만 기존보다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내년 투자 계획을 언급하긴 이르지만 큰 확대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 등을 고려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노선을 언급했지만 이와 정반대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업황이 좋지 않더라도 내부에서 측정한 인수 금액 안으로 협상 범위가 좁혀지자 전격적인 거래에 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 역시 최근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로의 전환에 힘쓰며 인수 대상자를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수익도 별로 나지 않는 낸드 사업에 투자해 부담스러운 길을 걷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낸드 사업은 지난해 2조원 수준 영업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쯤이면 관련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거론되어 왔던 eSSD 분야에서 일거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애매한 4~5위에서 확실한 2위 자리를 꿰차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낸드 산업에서 과잉 투자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미국의 강력한 중국 반도체 견제도 낸드 산업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이고 SK하이닉스로서는 그 동안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되어오던 eSSD 분야에서 삼성의 뒤를 잇는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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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이석희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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