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실적 발표 앞둔 금융지주, ‘영끌·빚투’ 덕에 선방 유력

최종수정 2020-10-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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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순이익 감소세 비교적 소폭 그칠 듯
충당금 이슈 있지만 대출 폭증이 효자 노릇
빚투 열풍에 증권사 이익 규모도 확대 전망
신한-KB 年이익 선두 싸움 사실상 ‘無격차’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3분기 경영 실적이 이번주 차례대로 발표된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충당금 적립 여파로 이익 감소가 우려됐으나 ‘영끌’과 ‘빚투’로 대표되는 신용대출 폭증세 덕에 어닝 쇼크는 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경영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3일 하나금융지주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고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비슷한 시점에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에프앤가이드 등 금융정보업체들의 4대 금융지주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KB금융이 9914억원의 순이익으로 분기 기준 선두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신한금융이 8969억원, 하나금융이 6365억원, 우리금융이 4687억원의 순이익으로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분기 기준 순위로 보면 KB금융이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KB금융은 지난 2분기 981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지난해 4분기 이후 다시 분기 기준 순이익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특히 연간 누적 순이익에서도 KB금융이 역전할 확률이 있다. 상반기 누적 이익에 3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더한다면 KB금융은 2조7027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려 2조7024억원의 누적 순이익 시현이 전망되는 신한금융을 3억원 차이로 제치고 역전하게 된다.

이미 지난 상반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두 회사의 차이가 불과 942억원까지 좁혀진 만큼 연말께 순이익 역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KB금융이 3분기에도 9000억원대 이상의 이익 시현이 예측되면서 3분기에 누적 순이익 순위까지도 뒤집힐 것으로 전망된다.

KB와 신한의 선두 싸움 외에도 주목되는 부분은 또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나 선방한 성적을 냈느냐다.

이미 은행권에서는 코로나19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대출 증가로 인한 부실 우려가 높아졌으며 저금리 상황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의 폭이 한정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각 금융지주가 쌓은 충당금의 여파보다 대출 영업의 증가로 생긴 수익성 제고 효과가 오히려 은행권의 어닝 쇼크를 막았다는 것이 이익 전망치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의 순이익만 지난해보다 5.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하나금융은 23.9%, 신한금융은 8.63%, 우리금융은 3.56%씩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각 금융지주가 충당금 적립에 나서는 만큼 어느 정도의 이익 감소는 예상된 바다.

다만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순이익에 일회성 이익인 명동 사옥 매각이익 3200억원이 반영된 만큼 이를 제외하고 계산한다면 오히려 올해 3분기에 23.2%의 이익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코로나19라는 역대급 재난 상황에서도 은행들이 이처럼 이익 감소를 최소화하는 배경으로는 전방위적인 대출 폭증세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무엇보다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이라는 뜻의 ‘영끌 대출’과 빚내서 주식에 투자한다는 ‘빚투’ 열풍은 은행권의 대출 폭증세를 이끄는 요인이 됐다.

실제로 올해 7~9월 사이 은행권에서 공급된 가계대출 잔액 증가분은 7월 7조6428억원, 8월 11조7000억원, 9월 9조6000억원이었다. 특히 석 달간 풀린 신용대출 규모는 무려 11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렇게 풀린 돈은 주택 공황 구매(패닉바잉)와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에 몰리기도 했다. 아울러 추석 자금 수요가 있는 중소기업들도 대출에 적극 나섰다.

국내 시중은행은 여전히 순이익의 절대 다수를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사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자이익의 근원인 기준금리는 낮지만 대출 수요가 늘어날수록 전체적인 이익의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효과가 어닝 쇼크를 막은 셈이다.

특히 ‘빚투 열풍’의 영향으로 다수의 현금이 증권사 청약금으로 들어간 만큼 증권사들의 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비은행 분야의 이익 증대도 전체적인 그룹 이익 규모를 늘리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분기와 달리 일회성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호재다. 금융투자상품 불완전 판매 사태를 비켜간 KB금융을 제외하고는 모두 2분기 실적에 배상금 지출 이슈가 반영됐다. 3분기는 이러한 일회성 비용 악재가 없기에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내내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가팔랐던 만큼 이에 대한 속도 조절도 시작됐다. 또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합의로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대출 만기 상환도 유예됐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한 손해가 될 수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그나마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이 워낙 높고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잠재적 악재가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향후 실적의 예측이 어렵다”면서 “리스크 관리 대책 수립이 앞으로의 최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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