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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따라하는 티웨이홀딩스···BW 흥행은 ‘글쎄’

한진칼 따라하는 티웨이홀딩스···BW 흥행은 ‘글쎄’

등록 2020.10.14 15:50

이세정

  기자

300억 규모 BW 발행 예정···티웨이항공 유증 자금한진칼, 대한항공 유증 참여 위해 분리형 BW 발행경영권 분쟁 기대감 덕 모집금액 24배 뭉칫돈 몰려티웨이홀딩스, 주가 부양 이슈 없어···사업적 부진도미청약 물량, 주관사 인수···가격하락·워런트 악재 우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티웨이홀딩스가 자회사 티웨이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출자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써먹은 방법이다. 하지만 티웨이홀딩스가 한진칼처럼 흥행을 이끌어낼 지 여부는 미지수다.

14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티웨이홀딩스는 일반 공모 방식의 300억원 규모 분리형 BW를 오는 22일 발행할 예정이다.

표면이자율 2%, 만기이자율 4%이고 만기일은 2023년 10월22일이다. 예상 행사가액은 주당 902원이다. 사채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는 날과 그 이후 매 3개월마다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방법은 한진칼이 먼저 활용했다. 한진칼은 지난 6월 대한항공의 1조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BW는 신주인수권증권과 신주인수권이 분리된 채권으로 각각 상장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진칼이 자회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혹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을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주식담보대출은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 부담이 존재하고, 부동산 처분 대금이 곧바로 유입되지 않는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3자배정 유상증자는 반대세력의 공격빌미를 제공할 여지가 충분했다.

이에 한진칼은 분리형 BW를 발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더욱이 일반 공모 방식이기 때문에 청약률 상승과 대금 납입 일정을 단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경영권 방어 목적도 있다. 향후 BW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약화되는 만큼 3자 연합의 세력 위축이 가능하다.

실제 한진칼 BW 청약에는 모집금액의 24배 수준인 7조2000억원이 몰렸다. 경영권 분쟁이 재개되면 주가가 급등하고,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티웨이홀딩스 역시 한진칼과 유사하게 BW를 발행한다. 주가 하락에 따라 발행가의 70%까지 리픽싱(발행된 채권을 추후 주식으로 전환 시 가격을 조정)이 가능하다는 조건도 똑같다.

하지만 티웨이홀딩스는 한진칼과 달리 투자 가치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주가를 끌어올릴 특별한 이슈가 없을 뿐 아니라, 티웨이홀딩스 자체 사업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티웨이홀딩스 주력사업인 건축자재 부문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액은 24억원에 그쳤다. 반도체 사업은 최근 중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티웨이항공 운송사업의 회복 시점도 가늠하기도 힘들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연내 계획한 유럽 노선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표면이자율과 만기수익률은 통상적인 수준보다 높게 책정됐다. 하지만 티웨홀딩스 신주인수권(워런트) 효용가치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청약이 미달될 경우, 대표주관회사와 인수회사가 실권물량을 떠안는다는 점이다. 흥행까진 힘들더라도, 목표 금액과 비슷한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티웨이항공의 유상증자 재도전을 무조건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6월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티웨이홀딩스의 저조한 참여율로 철회한 바 있다. 자금난을 이유로 똑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종의 안전장치를 심어둔 셈이다.

하지만 실제 인수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실권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또 인수회사가 일반 청약자보다 약 10% 낮은 매입단가를 가져가게 되는 만큼, 채권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대표주관회사와 인수회사는 실권분 인수 후 곧바로 이 물량을 시장에 풀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들 회사가 장기간 BW를 보유하더라도, 잠재 매각 물량에 대한 우려로 워런트 상승을 저해하는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웨이홀딩스는 담보로 맡기거나, 처분할 자산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한진칼의 성공사례에 기대 BW를 발행하지만, 주가 상승 요인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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