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시대 개막]제네시스·모빌리티 ‘뉴 현대차그룹’ 완성한다

최종수정 2020-10-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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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프리미엄’과 ‘스마트 모빌리티’ 가속화
정 회장 기획·주도 제네시스, 국내 고급차 시장 안착
독일 3사 등보다 글로벌 입지 미비···판매 확대 관건
자율주행·커넥티드·전기차 강화에 과감한 전략 투자
스마트 시티 구체화···이종산업·스타트업 등 협업 탄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된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스마트 모빌리티를 앞세운 ‘뉴 현대차그룹’으로의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온라인으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신속히 극복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따라 정 신임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현대차 부회장에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에 오른지 2년 만에 공식적인 회장 직함을 얻게 됐다.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브랜드 고급화와 모빌리티 혁신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2015년 출범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다. ‘고객 최우선’ 가치 실현을 위해 탄생한 제네시스는 기존 현대차가 강조하던 대중화 전략이 아닌,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 조직개편 등 전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해 왔다. 현대차가 1967년 창립한 이후 대중차 단일 브랜드로 성장해 온 만큼, 고급차 도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 회장의 고급화 전략은 적중했다. 제네시스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7만7135대로, 국내 고급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UV 모델 출시로 다소 빈약하던 라인업은 한층 탄탄해 졌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7만7358대로 작년 총 판매량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 같은 기세라면 10만대 클럽 가입도 노려볼 수 있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지속 정비하며 판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준대형 고급세단 G80, 초대형 세단 G90, 중형 스포츠 세단 G70, 대형 SUV인 GV80 등을 선보였고 조만간 중형 SUV인 GV70이 출시될 예정이다.

안방 시장에서는 벤츠나 BMW 등 전통적 강자를 꺾고 고급차 판매 1위를 달성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아직 기대를 밑돌고 있다. 독일 3사 등에 견줄 명차 브랜드라는 인식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GV80은 글로벌 럭셔리카 브랜드들의 격전지인 북미시장에 출격한다. 제네시스가 북미 시장에 나선것은 2016년부터지만, SUV 차종의 부재로 미진한 성과를 거둬왔다.

독일차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중국과 유럽도 뛰어넘어야 할 산이다. 제네시스는 최근 유럽과 중국에 판매 법인을 설립했고, 내년 이후부터 신차 판매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모델도 줄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전용 플랫폼 E-GMP가 탑재되는 JW(프로젝트명) 전기차와 G80, GV70 기반의 전기차 등 3종의 출시를 목표로 한다. 친환경차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게 된다.

정 회장은 일찌감치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의 다양한 참여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재정립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자율주행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앱티브와 합작해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 ‘모셔널’을 설립했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 뿐 아니라 다양한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는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을 비롯 유망 스타트업들과 전략적 제휴로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미국에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을 설립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서도 커넥티드카용 통신 반도체 칩셋 전문기업이나 사고 차량 탑승객 부상 수준 예측 분석 기업,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개발 업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인공지능 음성인식 분야에서는 국내 ‘카카오 아이’, 미국 ‘사운드하운드’와 ‘뉘앙스’, 중국 ‘바이두’ 등과 협업해 차량용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기차 개발과 인프라 확대도 주도적으로 전개하면서,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국내 거점과의 연구개발 시너지를 확대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독일, 이스라엘, 한국 등 전세계 5곳에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센터인 ‘현대 크래들’을 설립한 것이 그 예다.

최근에는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최고경영진들과 회동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과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로 로보틱스와 UAM(도심항공모빌리티)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이 분야 글로벌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며 본격적인 연구개발과 사업 추진 단계에 돌입했다. 커넥티비티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 등을 결합한 스마트시티 구상을 구체화하는 한편,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도 본격화한다.

아울러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기업과 이종산업과의 개방적 협력도 속도를 내게 된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소규모 스타트업들에게도 과감히 손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면서 “고객의 삶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핵심 성장축인 자율주행,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분야와 함께,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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