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은성수 “보험사기 조사 억울한 피해자 없어야”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보험사가 특전사로 군 복무 중 부상을 당한 보험 가입자를 보험사기범으로 몰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보험사기 조사업무 모범규준을 만들고 있는데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보험권과 잘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보험사기 혐의로 1년 8개월을 복역한 특전사 출신 KB손해보험 보험 가입자 A씨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질의에 “보험사기 예방 이유는 선량한 가입자 보호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사 과정에서 협박이나 조작 그런 부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A씨는 특전사 복무 당시 야간훈련 중 어깨와 발목을 다쳤고, 담당 보험설계사에게 연락해 손해사정사를 소개받아 보험금을 받았다.

이후 A씨는 KB손보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 직원으로부터 본인은 경찰 출신인데 허위 진단 사실을 알고 있으니 협력해주면 처벌을 피하게 해주고 협조하지 않으면 4년 동안 교도소에 들어가게 만들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A씨는 허위 진단을 받은 바 없으니 알아서 하라며 협조하지 않았고, 몇 개월 후 보험사기범이 돼 1년 8개월간 만기 복역했다.

그러나 A씨는 복역 이후 검찰로부터 보험사기 혐의가 없다는 내용의 불기소이유 고지서를 받았고, A씨에게 연락을 했던 KB손보 SIU 직원은 이후 공갈 혐의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 의원은 “보험사기범을 잡는다면서 금융당국이 나서서 억울한 사람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감독당국이 적발한 보험사기 혐의자는 9만3000여명인데 실제 재판을 받은 것은 860여명이다. 100명을 압박해서 실제 기소는 1명이라는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10명의 범죄자를 잡는 것보다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며 “보험사기범 1명을 잡기 위해서 모든 보험 가입자를 잠재적 보험사기범으로 보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