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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주식 또 사는 경방, KCGI 우군 가능성 낮다

㈜한진 주식 또 사는 경방, KCGI 우군 가능성 낮다

등록 2020.09.25 11:05

이세정

  기자

섬유업·복합쇼핑몰 경방, 3월부터 주식 매집 특별관계자 6곳 동참···지분율 9.96%로 확대KCGI 우호세력 관측에 ‘단순투자’로 선 그어세력간 지분차 20% 이상···시너지·배당금 설득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섬유업과 복합쇼핑몰 사업을 영위하는 경방이 한진그룹 물류회사 ㈜한진 지분을 8%대로 늘린다. 특별관계자들이 보유한 주식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10%에 육박한다.

경방은 주식 취득 목적을 '투자'라고 선 그었다. 한때 시장에서 제기된 KCGI 우군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우세해지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방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진 지분율을 8.05%로 확대하겠다는 ‘타법인 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취득 주식수는 96만4000주이고, 투입 금액은 380억원이다.

공시 보고명이 기존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약식)’과 달라지면서, 주식을 새롭게 대량 매집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경방이 실제로 추가 매수하는 주식수는 7만4812주(0.62%)에 불과하다. 이번 공시는 자기자본의 5% 이상에 해당하는 타법인 주식을 취득할 경우 당일 보고해야 한다는 관련 법에 따른 것이다. 출자금 380억원은 지난해 경방 자기자본의 5.12%에 해당한다.

특히 출자금에는 경방이 지난 3월부터 이달 초까지 ㈜한진 주식 88만9188주(7.43%)를 사들이는데 쓴 돈이 포함돼 있다. 풀어서 설명하면, 380억원은 지분율 0%에서 8.05%까지 늘리는데 필요한 총 금액이라는 얘기다.

경방은 오는 29일 주식을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이사회 전날인 23일 ㈜한진 종가 기준으로 목표 지분율을 채우려면 약 32억원(7만4812주x4만2950원)이 필요하다.

이미 348억원 가량을 ㈜한진 주식 매입에 사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3만6100원으로, 현 시세보다 저렴하게 샀다.

주가 변동 사항에 따라 최종 지분율이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지만, 당초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방 특별관계자 6곳이 보유한 ㈜한진 주식은 22만8597주(1.91%)다. 새롭게 확보하는 주식까지 모두 더하면 경방 측 총 지분율은 9.96%가 된다.

이에 따라 경방은 한진칼(23.62%)에 이어 2대 주주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7.64%), GS홈쇼핑(6.87%)와는 최대 3%포인트까지 격차를 벌어진다.

당초 시장에서는 경방이 ㈜한진 주식을 사들인 이면에 KCGI가 있다고 의심했다. 경방이 처음으로 주식을 매입한 시기는 KCGI가 한진칼 경영권 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진 주식을 급히 처분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특히 KCGI 주요 출자자인 조선내화의 이인옥 회장이 김준 경방 회장과 미국 브라운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의혹이 확산했다. KCGI가 나간 자리를 경방이 채우도록 3자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는 추측이다.

하지만 경방은 주식 취득 목적을 ‘투자 수익 창출’이라고 재차 밝혔다. 5% 이상 지분을 확보했음에도 불구, 주식 보유현황을 ‘일반’이 아닌 ‘약식’으로 보고한 것도 ‘단순투자’ 목적이기 때문이다.

KCGI와 함께 ‘반(反)조원태’ 군단을 결성한 반도건설의 사례를 고려하더라도, 투자 본심을 숨기는 무모한 전략을 세우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도건설은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면서 ‘경영참여’ 대신 ‘단순투자’로 허위공시했다는 이유로 의결권이 제한된 바 있다.

㈜한진 경영권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한진 우호 지분율은 GS홈쇼핑과 정석인하학원 등 34.52%로 파악된다. 경방보다 25%포인트 가량 앞선 수치다. ㈜한진 주식을 소수 보유 중인 KCGI를 경방 측 세력으로 보더라도, 격차는 여전히 20% 이상이다. 조선내화는 지난 2분기에 ㈜한진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결국, 경방의 지분 투자가 KCGI의 경영권 분쟁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분석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오히려 ㈜한진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강화하거나, 배당금 등 투자 수익을 노릴 것이라는 주장이 타당성을 가진다.

경방은 모태사업인 섬유업을 인건비가 싼 베트남에서 하고 있다. 방적 뿐 아니라 편직, 염색 등의 섬유 관련 모든 작업이 이뤄진다. 베트남에서 생산된 원사는 국내로 유입되거나 해외로 수출된다. 이 과정에서 ㈜한진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넉넉한 배당금을 기대해 볼 여지도 충분하다. ㈜한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수혜를 누렸다. 증권업계에서는 택배업체들의 하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그룹의 주주환원 기조에 힘입어 배당성향을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한진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50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올해도 같은 수준으로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경방과 특별관계자는 6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챙길 수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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