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재정준칙’ 발표 앞두고 ···커지는 실효성 논란

최종수정 2020-09-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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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긴급한 재난·위기시 준칙 탄력적 운용”
국회 진통 전망···여야, 제각기 수정 필요성 제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 준칙(Fiscal Rule)’ 제정안 발표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대규모 재해, 급격한 경기침체 시는 예외를 두는 방안 등 ‘유연한 준칙’에 방점이 찍히면서 재정준칙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정준칙을) 8월 말에 제출하려고 했는데 해외 사례를 보려고 검토하고 있고 9월 말까지 발표하려 한다”며 “검토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총지출 증가율을 명목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수입, 지출, 재정수지, 국가채무 등 4가지 분야의 재정준칙을 만들 방침이다.

올해 네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과 국가채무비율은 각각 6.1%와 43.9%를 찍었다. 역대 최대 수치다. 이에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과 국가채무비율 등 주요 재정건전성 관련 지표가 급격히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부는 지난 2016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 이내, 국가채무는 45% 이내로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제화한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국회에 냈으나 제정안은 국회서 처리되지 않았다.
이번에 마련하는 재정준칙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위기 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확인한 만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준칙 모두 2016년 안처럼 절대적 비율을 못 박기보다는 전년 대비 증가율을 기준으로 삼거나 보다 유연하게 범위를 설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준칙을 혼합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재정준칙에 유연성을 주기 위해 위기 시 적용 예외 조항을 둘 방침이다. 전쟁이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사회·자연재난 등 대규모 재해가 있을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위기 같을 때 경직적 준칙으로 재정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런 준칙이 제약이 된다”며 “긴급한 재난이나 위기 시에는 재정 준칙이 탄력성 있게 운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정준칙에 유연성을 강조할 경우 준칙 자체가 ‘맹탕’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국회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정부‧여당에 비해 훨씬 엄격한 재정준칙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이미 국가채무비율 적자 GDP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GDP 2% 이하 유지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예결위 간사이자 기재위 소속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재정건전성이 나날이 악화하는 가운데 재정준칙마저 유연하게 만들면 ‘있으나 마나’한 규정이 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투입을 늘리더라도 엄격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장기적으로 재정준칙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인 현시점에서 준칙을 만들면 재정의 경직성이 커지고 불필요한 논란도 생길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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