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집중해부]“사기다” vs “공매도 음모”···롤러코스터 탄 수소차

최종수정 2020-09-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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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보고서 발표에 폭락
“트레버 밀턴 10년간 거짓말, 기술 속이고 사기 일삼아”
증권가 “니콜라 부침이 수소차 산업 선행 지표 아니다”
개발능력·대량생산 체계 갖춘 현대차·토요타에 주목

힌덴버그 리서치의 금융 분석 보고서. 사진=힌덴버그 리서치 페이지 캡처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는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Nikola)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전통적인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지분 투자로 장중 50%까지 치솟았지만 금융분석업체가 공개한 폭로성 보고서 탓에 상승분을 반납하고 역주행 중이다. 테슬라와 함께 미국 증시의 대표 전기차 종목으로 질주하던 니콜라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수소트럭 사업 미래를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니콜라는 14.5% 감소한 3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GM이 니콜라 지분 11%를 확보하며 전략적 제휴에 나섰다는 소식에 40.8% 오른 50.05달러를 기록했지만 사흘 연속 하락세다. 앞서 GM의 참여로 니콜라의 수소트럭이 더 이상 구상단계에 머물지 않고 현실화하게 됐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니콜라 주가는 장중 50% 폭등했다. 니콜라는 자체 공장이 없기 때문에 GM과의 협력만으로 수십억 달러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가 자사 기술을 속이며 사기를 일삼았다”고 폭로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10일 힌덴버그는 ‘니콜라: 수많은 거짓말로 미국의 가장 큰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은 지난 10년간 거짓말을 해왔으며, 니콜라가 만들었다고 한 트럭 샘플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니콜라가 과거 공개했던 세미 트럭 고속도로 주행 영상은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분석업체 시트론 리서치는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힌덴버그 리서치에 감사를 표하며 니콜라와 법적 소송시 발생할 비용의 절반을 지불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시트론이 “니콜라와 관련한 모든 사기가 드러났다”며 힌덴버그를 두둔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니콜라가 기술력 사기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미국 주요 언론 블룸버그통신은 “니콜라가 2016년 12월 공개한 수소 연료전지 트럭 ‘니콜라원’에는 기어와 모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소 연료전지가 없었다”고 “니콜라의 제품 생산 능력에 의문 투성”이라고 보도했다.
니콜라모터스가 2019년 공개한 수소연료전지 트럭 니콜라원. 사진=니콜라 공식홈페이지 캡처

스타트업으로서 막대한 과제를 둘러싼 실행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 부호가 따라다녔다. 니콜라는 수소 트럭 제조뿐 아니라 수소 충전소 인프라 확보, 연료용 수소 생산 및 공급까지 사업 영역으로 제시하고 있다.

상장 새내기 니콜라의 폭등은 같은 친환경차 업체인 테슬라 영향이 컸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첫 번째 차가 상용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니콜라 주가가 상장하자 마자 2배를 넘어선 것은 같은 친환경차 업체인 테슬라가 불확실성을 줄여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상장한 테슬라는 주가가 2배로 뛰기까지 5개월이 소요됐다. 니콜라의 주가는 테슬라에 비해 가치 반영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많은 전기차 벤처업체의 실패 사례에도 니콜라가 주목받는 이유는 3가지로 꼽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테마는 글로벌 트렌드이며, 수소 생태계 관련 밸류체인(value chain)도 작년 말부터 주목받고 있다”며 “주요각국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과 코로나19 이후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어 수소 생태계 관련 업체의 주가는 별다른 실적증가 없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콜라가 수소연료전지의 기술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대형트럭시장을 타겟으로 한 것과 충전소 확충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수소충전소 설치 계획을 내세운 것도 주요 요인이다. 오는 2028년까지 북미에 70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임 연구원은 “충전소 설치 비용은 전기차 충전소 대비 4~5배가 소요되지만, 충전시간이 전기차 대비 1/4~1/5로 짧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차가 대중화되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트럭은 단거리에 빠른 주행보다 장거리를 끊임없이 주행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와의 차별점은 기술력의 유무다. 임 연구원은 “니콜라는 아직 양산모델과 생산공장이 없으며, 스택과 구동모터는 보쉬(Bosch)에서, 트럭 자체는 이베코(IVECO)에서 조달할 계획”이라며 “수소연료전지차 생산에 있어 차별화된 핵심 기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니콜라 생산능력. 자료=삼성증권 리포트 캡처

니콜라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차량 제조 및 판매보다 대형상용차를 리스로 운영해 수소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기 전기 픽업트럭은 2021년 중반부터 제조 및 판매를 하지만, 이는 초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징검다리라는 시각이다. 오는 2023년부터 생산하는 수소트럭은 리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7년간 리스 계약을 하고 차량유지 보수, 충전까지 관리해주면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연구원은 “니콜라의 높은 기업가치는 수소연료전지차의 대형상용차에서의 기회요인과 충전소 이슈를 리스모델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니콜라의 이 같은 전략은 핵심기술 유무 논란에 자유롭지 못하지만, 주요 협력 파트너사들이 이를 증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니콜라 브랜드의 차가 생산될 지 여부는 내년 이베코와의 유럽 생산, 2022년 GM과의 미국 생산에서 확인될 것”이라며 “니콜라의 능력이 사기라면 생산 파트너들이 선제적으로 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니콜라의 부침이 수소차 산업의 선행지표는 아니다”며 “약 10년간 테슬라는 전기차 산업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지만 니콜라의 위상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수소차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 니콜라 논란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소차에 대한 개발능력과 대량생산 체제를 동시에 갖춘 업체는 현대차와 토요타밖에 없다”며 “현대차가 향후 3년내에 가격을 50% 낮추고 연료전지의 수명을 2배 향상시킨 수소차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는데 정부 지원정책으로 빠르게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있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니콜라보다 현대차의 수소 스토리를 주목하는 게 논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니콜라 파트너쉽. 사진=삼성증권 리포트 캡처


천진영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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