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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없는 코오롱 방산社 데크컴퍼지트···사업재편 가시화

존재감 없는 코오롱 방산社 데크컴퍼지트···사업재편 가시화

등록 2020.09.01 14:48

이세정

  기자

부품 소재 생산, 5년전 사업다각화 위해 인수자회사는 자본잠식 탓 청산, 사실상 성장 정체그룹 추진 계열사별 사업 구조조정, 유력 대상車 경량소재·스포츠 복합재로 수익 확대 가능최근 이사회 재정비 마쳐···신사업 진출 관측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코오롱그룹이 전사 차원의 사업재편을 전개하는 가운데, 방위사업 계열사 코오롱데크컴퍼지트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그룹에 합류한지 5년이 다 됐지만,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컴퍼지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204억원, 당기순이익 1억141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 증가한 수치고, 당기순이익은 27억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반기 매출 2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면적으로는 실적이 개선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장이 정체됐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수십억원의 순손실을 내다 올 들어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다. 2017년 달성한 반기 순이익 23억원과 비교하더라도 현저히 저조한 실적이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방산과 항공, 민수분야 첨단복합소재 제조기업이다. 주요 거래처는 정부기관이나 방산 체계업체, 자동차 부품 회사 등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자회사 코오롱글로텍은 2015년 9월 데크컴퍼지트를 인수하며 방위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초반에는 재무적투자자(FI) ‘미래창조 코오롱 M&A 투자조합’이 자금을 대주었고, 코오롱글로텍은 2018년 말 펀드 보유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코오롱’ 명찰을 단지 5년째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2014년 연간 매출 400억원, 당기순이익 8억원 규모이던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인수 이듬해 2016년 매출 423억원, 순이익 15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반짝 호실적에 불과했다. 순적자는 2018년 14억원을 낸데 이어 작년 45억원으로 늘었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의 사업 부진은 자회사의 자본잠식으로 이어졌다. 항공기용 파이프 제조업체인 데크씨에스피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모회사로부터 11억5000만원을 차입했지만, 재무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결국 데크씨에스피를 청산했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곧 위기에 빠졌다. 데크씨에스피에 빌려준 돈의 8%에도 못 미치는 9000만원만 회수하면서 운영자금이 바닥난 것. 자생력이 없는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1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코오롱글로텍의 도움을 받았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가 그룹 사업 구조조정의 유력한 대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통폐합과 비핵심 자산 매각, 적사사업 철수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머티리얼은 그룹 모태사업인 나일론 원사사업을 포기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SKC코오롱PI 지분을 매각했다. 환경 계열사는 합병 등을 거쳐 통매각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워터솔루션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다. 코오롱글로텍도 화이버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첨단복합재 시장 전망이 높게 평가되는 만큼, 사업 철수는 희박하다고 본다. 특히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2025년 복합소재 매출 1조원’이라는 이웅열 전 회장의 비전을 달성시킬 핵심 계열사로 분류된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지난해 외부연료탱크와 엔진날개, 항공기용 정밀유도폭탄 등 항공부품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잠수함과 장갑차, 발사관 등 방산 구조물(복합재) 시장 점유율은 80%다.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은 적지만, 극적인 매출 성장이 쉽지 않다. 이 분야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유력한 방안은 민수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자동차 경량소재 사업으로 수익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은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로 메탈(금속) 대체품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스포츠 분야의 복합재 활용 확대도 가능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S본부(코오롱스포츠, 헤드)를 이끌던 오원선 전무를 대표에 앉힌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의 이사회 재정비는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싣는다. 지난해 6명으로 운영되던 이사진은 올해 7월 4명으로 축소됐지만,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됐다. 최고제품담당(CPO)과 재무원가팀장이 빠졌고,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경영지원팀장이 합류했다.

특히 ㈜코오롱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한 조항집 COO(상무)는 코오롱글로텍 신소재 사업 담당을 겸하고 있고, 김준목 경영지원팀장은 ㈜코오롱 경영혁신실 출신이다. 코오롱데크컴퍼지트의 신규 사업 진출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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