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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배당株 타이틀 달았는데···사연은 제각각

중간배당株 타이틀 달았는데···사연은 제각각

등록 2020.08.28 15:36

천진영

  기자

국민은행, 사상 첫 중간배당···KB금융 M&A 자금 활용 상장 1년 만에 ‘고배당’ SNK, 중국 대주주 지원 논란“주가 하락으로 책임 경영 차원” 공모가 대비 70%↓ 6년 만에 재개 경동제약, 오너 증여세 재원 마련 해석

중간배당株 타이틀 달았는데···사연은 제각각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타격으로 중간배당을 포기한 기업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선뜻 배당에 나선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가 반영되거나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마련 등 사연도 제각각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 국민은행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당 1480원의 중간배당을 단행키로 결의했다. 배당금 총액은 5985억원 규모로 전액을 KB금융이 수령한다. 국민은행이 중간배당에 나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모회사인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는 자금으로 융통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이에 KB금융은 오는 31일 인수대금을 납부하고 푸르덴셜생명을 13번째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정, 실물경제 위축 등을 이유로 배당 자제를 권고해왔다.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은행 경우는 예외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추진한 M&A인데다, 자회사의 배당은 지주의 자본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더욱이 배당을 인수대금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 출범 후 처음으로 100% 자회사 우리은행으로부터 배당금을 거둬들였다. 2년 만에 중간배당에 나선 우리은행은 배당 규모를 직전(673억원) 대비 10배 늘어난 6760억원으로 결정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배당금 전액이 우리금융지주에 귀속되면서, M&A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일본계 게임기업 SNK는 한해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주당 3332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684억원이다. 이는 지난 회계연도(2018년 8월 1일~2019년 7월 31일) 영업이익 45억1234만엔(513억원) 대비 30% 높은 규모다.

증권가에선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업의 ‘폭탄 배당’을 두고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 대주주의 현금 확보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SNK의 최대주주는 즈이카쿠(ZUIKAKU)로 33.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즈이카쿠는 갈지휘 SNK 대표가 지분 100% 소유한 홍콩 게임 회사다. SNK 2대 주주인 퍼펙트월드(Perfect World·18.23%)와 3대 주주 론센(RONSEN·11.48%) 역시 중국계 기업으로 알려졌다.

SNK 측은 상장 이후 주가 하락에 따른 책임경영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작년 5월 7일 상장한 SNK는 당시 공모가 4만400원에서 9.9% 낮은 시초가 3만64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시초가 대비 7.55% 낮은 3만3650원에 장을 마쳤다. 이후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주가는 내리막 길을 걸었다. 배당 공시 이후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달 말 기준 1만20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무려 70% 넘게 떨어졌다.

6년 만에 중간배당을 재개한 경동제약은 1주당 100원으로 23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올해 제약업계 중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발표한 데다 지난해 9월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진 기업이다. 종전 최대주주였던 류덕희 회장이 보유 주식 190만주를 류기성 부회장에게 증여하면서, 증여세 납부 재원 확보가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 부회장의 경동제약 지분율은 13.94%(6월 30일 기준)으로, 이번 중간배당으로 3억700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한편 코로나19 타격으로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인 에쓰오일(S-Oil), SK이노베이션, 현대차, 현대모비스, 두산그룹은 중간배당을 포기했다. 에쓰오일은 2000년부터 매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했으나 올해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내면서 발목이 잡혔다. 2017년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한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중간배당이 없다. 1분기에 세전손실이 2조원에 이르는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당 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와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올해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작년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선언한 곳이다. 당시 연간 잉여 현금 흐름의 20~4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중간배당주 타이틀을 내려놓게 됐다.

롯데지주 역시 2017년 8월 출범 이후 첫 중간배당에 나섰지만, 1년 만에 변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출범 당해 향후 배당 성향을 30%까지 늘리고 중간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적 악화 등 대내외적 악재에 시달리면서 연말 결산배당 축소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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