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감독기구 논란···정부 내 ‘엇박자’에 혼란 가중

최종수정 2020-08-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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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신중해야···정부 내 부정적 의견도 상당”
김현미 “감독기구 추진해야···올해 법 제정 목표”
민주당 “투기 잡아야 해” vs 통합당 “규제 남발”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선미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부동산 감독기구(가칭 부동산감독원)’ 신설 추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민을 감시·통제하는 것으로 기본권·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며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간 대립이 이어지고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다.

30 정관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정부 내에서 부동산 거래를 규율하는 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법에는 집값 호가 조작이나 담합, 허위매물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 처벌을 법제화하고 이런 규율을 감시·감독하고 집행할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현재 정부 내에서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를 단속하는 일은 국토교통부 산하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이 맡고 있다. 검찰, 경찰, 국세청, 금감원, 한국감정원 등에서 파견 온 인력 14명이 전부다. 이들 14명만으로는 최근 부동산 카페나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부동산감독기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을 위해 설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지시하면서 정부와 여당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개별 의견만 표출되고 있을 뿐 당정 간은 물론 당내나 정부 부처 간에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 않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감독기구는) 국토교통부가 문제를 제기한 수준 정도”라며 “감독기구 설치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히 많아 서로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반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부동산 시장 거래 관련 법을 고쳐서 단속 근거를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맡아서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위해 부처간 논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감독기구 출범 목표 시점에 대한 질의에는 김 장관은 “올해 법 개정이 되는 것이 목표다. 법안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도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정부가 검토 중인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선 감독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미래통합당은 ‘규제 남발’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실 소속 국민주거정책위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전 의원은 “당과 정부가 책임지고 부동산 개혁과 국민 주거권 강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통합당 김상훈 의원은 “주민등록등본, 등기, 세금증빙자료, 기업 재무상태표, 4대 보험료 내역, 금융자산, 금융거래, 신용정보, 개인계좌 내 재산까지 들여다보겠다고 한다”며 “규제가 너무 남발되고 있다”며 기관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한 부동산 시장 감독을 주장했다.

업계도 이미 다양한 기관과 각종 대책으로 부동산 규제를 강화해 투기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감독기구 설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감시기구를 만들어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자금조달 추적부터 통장까지 볼 수 있게 한다고 하는데, 개인에 대해서 타겟으로 누구든지, 정상적인 거래도 조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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