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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위드 코로나’ 경영전략 새판 짠다

재계 ‘위드 코로나’ 경영전략 새판 짠다

등록 2020.08.24 15:23

임정혁

  기자

삼성전자, 위기는 ‘초격차’ 기회 투자 속도전현대차, 온라인 판매 선도···‘클릭 투 바이’ 확대SK, 비대면 플랫폼 도입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LG, 글로벌 R&D 산실 만들기 전념···선제 대응

재계 ‘위드 코로나’ 경영전략 새판 짠다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재계 총수의 고심도 깊어졌다. 상반기 혹독한 시기를 견디면서 하반기 진정 상황을 기대했는데 이마저도 물거품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4대그룹 총수들은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가동하면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코로나 이후)’에 앞서 당장의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 일상)’ 전략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기흥 LED 기술동,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 LG전자 가산 R&D캠퍼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SK하이닉스 이천 R&D센터 등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4대그룹은 방역과 예방 활동에 총력 중이다.

이미 각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개 상황을 주시하는 동시에 주력 사업에 미칠 영향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가동한 TF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위기 상황에서 최고 경영진의 선택이 빠르고 정확하게 이행돼야 할 만큼 긴장감이 번져있다”고 귀띔했다.

총수들의 신경도 곤두섰다. 해외 출장은 고사하고 국내 현장 경영 동선까지 더욱 제한되면서 막다른 길에 몰렸다는 분위기다. 아예 코로나19 종식에 앞서 어쩔 수 없이 같이 가는 상황에서 경영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선 비대면 업무의 일상화가 다가왔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현장을 찾고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경영자 입장에선 발등에 다시 불이 떨어졌다”면서 “포스트 코로나를 논하기에 앞서 위드 코로나에 맞는 경영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위기는 ‘초격차’ 기회···삼성전자 투자 속도전 =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비상대응TF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방역과 인사관리 등 전방위 점검에 나섰다. 경기도 화성사업장 내에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검사소’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평택과 아산 등 다른 사업장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한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전화위복의 초석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주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위기 상황을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릴 기회로 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17조1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단행했는데 이 가운데 14조7000억원이 반도체에 투입됐다.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스마트폰은 가격 하락 강수까지 던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은 가격할인과 각종 프로모션 등을 통해 판매량 확대에 속도를 높였다. 향후 출시될 폴더블폰은 100만원 이하 가격대도 점쳐진다.

◇자동차도 온라인 구매 시대···인식 전환 나선 현대차 = 현대차그룹은 울산공장 출입문에서 진행하던 발열 체크를 각 사무실과 공장 출입 시 한 번 더 시행하는 방식으로 확대했다. 올 상반기 미국과 인도에서 구축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 확대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 플랫폼은 인도에서 누적 방문자 수 150만명을 돌파하고 문의 건수 2만 건을 돌파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딜러 중 95% 이상이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자동차도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으며 그런 시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선제적으로 이끌어가는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공기 질 개선 시스템인 ‘컬리티 에어’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개인 위생과 방역이 자동차 공간까지 파고들 것으로 내다본 조치다.

최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총수들을 차례로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논의한 만큼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환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영상통화 확대 속 코로나19 백신 기대감 = SK그룹은 초고화질 그룹 영상통화 서비스 ‘미더스(MeetUs)’를 출시하는 등 비대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최대 100명이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화상회의와 재택 근무 일상화에 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신입 공개채용 면접에 미더스를 활용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해외 주재원 간담회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어떻게 가속화할지, 신규 사업은 어떻게 발굴할지, 투자 전략은 어떻게 재검토할지 현장에서 느끼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달라”고 주문했다.

SK그룹 내 의약품 제조·도매를 맡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후보물질 개발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자로 선정됐다. SK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투자 방향이 바이오·제약 부문에 좀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R&D 여기 모여라···LG의 선제 대응 =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관심 많은 미래 기술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협업을 도모하는 한편 주력 계열사 LG화학의 친환경 폐달에 속도를 붙였다.

LG전자는 지난달 R&D 혁신을 위한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신설했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의장을 맡았다. 아마존웹서비스, 페이팔, 시스코 등 글로벌 IT 기업을 정회원으로 맞아 달라질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6G에 투자해 비대면 시대에 더욱 늘어날 여러 IT 수요에 원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선두업체인 LG화학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오히려 더욱 강력한 투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LG화학은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5조5000억 유로(약 7000억원) 규모의 그린론 조달을 계약하기도 했다. 그린론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고효율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분야로 용도가 제한된 대출 제도다.

LG화학은 이를 활용해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만 배터리 분야 시설투자에 약 3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이 더욱 화두가 된 시대에 향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0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과감한 투자 드라이브를 건 셈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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