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 송현동 땅값 주는대로 받으라던 서울시···입장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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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3자대면 회의 후 입장 내놓을 듯
사유재산 강탈 논란에도 권고 조치 강제성 없어
서울시, 여론악화에 상향조정 협상안 내놓을 듯
5천억대 추산 시세 보장···대금도 일괄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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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동조합, ‘송현동 부지 자유경쟁 입찰 촉구’ 기자회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대한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공원화 계획을 세운 서울시가 시세에 맞는 매입가를 책정하고, 대금을 일괄지급해야만 딜(협상)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와 대한항공, 서울시는 20일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3자대면 회의를 가진다. 권익위는 회의가 끝난 뒤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올 초 연내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놨다. 매각주간사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되고 실사가 시작되는 등 새 주인 찾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당시 투자 설명서를 받거나, 송현동 땅에 관심을 보인 기업과 사모펀드 등은 15곳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진지하게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은 5~6군데나 됐다.

막상 6월 예비입찰이 마감된 이후 확인해본 결과, 단 한 곳도 입찰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느닷없이 도심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각 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최종 입찰자로 선정되더라도, 서울시의 인허가 개발권을 따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매입 의사를 접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6월12일과 8월12일 두 차례에 걸쳐 권익위에 서울시의 일방적 공원화 강행 중단을 요구하는 고충민원과 의견서를 냈다.

권익위가 누구 손을 들어줄지는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서울시가 사유재산을 강제로 뺏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대한항공에 유리한 결정이 나올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문제는 권익위의 의견이나 권고 조치는 법적 강제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권익위가 서울시에 정상 입찰 과정을 거치라고 요구하더라도, 서울시가 북촌지구단위 계획변경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해 처리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여론 악화에 부딪힌 서울시가 한 발 물러난 협상안을 던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당초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 지급하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 종로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을 헐값으로 매입하려 한다는 논란과 자본확충이 시급한 대한항공이 수용하기 힘든 분할지급을 제안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서울시의 이 같은 행태에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제 값에) 안 팔리면 가지고 있겠다”고 언급했다.

송현동 부지 관련 합의안이 도출되려면 서울시의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소 5000억원대로 추산되는 매각가를 보장해주는 한편, 매입대금 즉시 납부나 연내 지급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높은 이슈인 만큼, 여론전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다”며 “이미 민간기업의 사적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 만큼,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서울시는 3월부터 송현동 부지를 민간 매각하면, 개발 요구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압박성 발언을 서스럼없이 해 온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가격 후려치기나 밀어부치기는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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