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감독기구 취지는 ‘긍정’···거래위축은 ‘우려’”

최종수정 2020-08-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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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보좌관 회의서 부동산 감독기구 신설 언급
모태 ‘부동산 대응반’ 이렇다 할 내사 실적 없어
“시장 왜곡 확대 우려도···주택청이 더 효과적”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부가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시사했다. 다만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서는 감독기구 설치 취지는 긍정적이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투자 세력을 제대로 감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 감독기구는 ‘부동산 감독원’이 될 전망이다. 다른 매체는 감독원 규모가 2000여명이 될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부동산 감독원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분양시장 활황기에 신규공급 단지, 수주전이 과열된 재건축 단지 등을 대상으로 국토부와 지자체 등이 나서 비슷한 실태 점검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감독원의 모태가 되는 부동산 대응반 역시 내사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부동산 감독기구’의 실효성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12일 국토교통부가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국토교통위원회)에게 제출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활동현황’에 따르면 지난 2~7월 대응반이 내사에 착수해 완료한 110건 중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혐의가 없어 종결된 건수가 55건(5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결된 55건 외 나머지 55건의 단속 실적 또한 내실이 없었다. 55건 중 33건은 지자체(서울시 3건, 경기도 30건)로 이첩돼 결과가 불분명했고, 시장 교란 행위로 판단해 정식수사가 이루어진 입건 건수 또한 18건에 그쳤다.

더욱이 입건된 18건 중 불법이 명백히 드러나 검찰에 의해 기소된 건수는 6건에 불과했다. 4건은 수사가 중단됐다. 여기에 기소된 6건 또한 처벌은 3건에 그쳤고, 이 또한 경미한 약식기소(2건) 및 기소유예(1건) 처분에 그쳤다.

김상훈 의원은 “올해 초 부동산 불법 근절을 외치며 범정부 조직을 구성, 특별사법경찰관까지 투입했지만 조사 대상 절반이 혐의가 없었다”며 “그럼에도 대응반을 모태로 부동산 감독원을 출범시키겠다는 것은,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전시성 행정의 소지가 크다. 지금은 설익은 정책을 내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부동산 감독기구’ 신설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 교란을 시키는 게 투기꾼들이라고 보는 시각은 잘못된 시각 같다. 시장은 수요·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건데 접근 방식이 잘못 됐다”며 “감독기구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만 위축시키고 시장 왜곡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부동산 감독기구보다는 제도, 매매, 임대, 주택금융 등 주택부문을 총괄하는 기관신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가격 안정화시키고자 하는 의미는 알겠지만 감독기관은 규제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정부가 보유한 현재 전산화 데이터만 가지고도 충분히 감독이 가능한 일이다. 주민등록번호만 두드려도 나오는데 꼭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토부 공무원들이 전문화됐다 하더라도 1~2년식 자리 교체를 하는데 차라리 주택 문제를 전담하는 ‘주택청’이라든지 기관을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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