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 서울 14℃

  • 인천 11℃

  • 백령 12℃

  • 춘천 14℃

  • 강릉 15℃

  • 청주 15℃

  • 수원 12℃

  • 안동 13℃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4℃

  • 전주 13℃

  • 광주 12℃

  • 목포 12℃

  • 여수 15℃

  • 대구 15℃

  • 울산 13℃

  • 창원 15℃

  • 부산 14℃

  • 제주 11℃

HDC현산, 아시아나 M&A 미룬다···‘소송 전운’ 고조

HDC현산, 아시아나 M&A 미룬다···‘소송 전운’ 고조

등록 2020.07.27 11:24

이세정

  기자

8월 중순부터 12주간 재실사 공개 요구부채급증·추가차입, 금호측 해명에도 또다시 문제제기기내식 의혹, 사전 인지···불법 행위 부각시키려 재소환 인수무산 책임 떠넘기려는 의도, 계약금 반환소송 염두채권단·금호, 계약이행청구·계약해지손해배상 소송 가능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오는 11월까지 재실사를 요구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합병(M&A)이 파기 수순을 밟으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산의 소송전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오는 11월까지 재실사를 요구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합병(M&A)이 파기 수순을 밟으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산의 소송전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재실사를 요구한 가운데, 사실상 인수합병(M&A) 작업이 무산 수순으로 돌입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매각 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인수 주체인 HDC현산의 소송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재실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지난달 인수상황이 실사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당시보다 급격히 악화됐다며 원점에서 다시 협상하자고 주장한지 한 달여 만이다.

지난 14일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거래 종결(딜 클로징) 촉구 공문을 보낸지 열흘 만에 내놓은 답변이기도 하다. 금호산업은 M&A 마지막 선결조건인 러시아의 기업결합심사가 통과된 만큼, 빠른 시일내에 거래를 끝내자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HDC현산은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협상을 재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PA 이후 급증한 부채와 매수인의 동의 없이 이뤄진 추가 차입 등 석연찮은 부분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또 계열사 자금 부담 증가나 기내식 관련 계열사 이슈, 사모펀드 투자 논란 등 시장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모두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8월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의 재실사를 제안했다. 일러도 11월 중순까지는 거래를 마무리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HDC현산의 이번 입장문이 사실상 M&A 포기를 에둘러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한다.

HDC현산이 꼬집은 의혹들 가운데 부채와 외부감사인의 부정적 의견, 동의 없는 차입금 증가, 자료 미제공 등은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이미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HDC현산은 여전히 부채가 급증한 이유를 의심하고 있다. SPA 체결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린 이후 대규모 부채를 반영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또 ‘신뢰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은 계약 지연의 책임을 금호산업에 떠넘기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딜 성사와 경영정상화 일환으로 추진한 계열사 지원과 차입금 증가 등에 딴죽을 건 속셈도 계약 파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금호티앤아이가 전환사채(CB)를 상환한 것은 M&A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목적이 컸다. 금호티앤아이는 지난달 금호산업,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로부터 차입한 500억원으로 CB 상환 재원을 마련했다. 이 돈은 현대그룹으로 들어갔다.

만약 이 돈을 갚지 못했다면 금호티앤아이와 금호리조트는 현대그룹 손에 들어가게 되고, HDC현산과 진행하는 ‘통매각 M&A’의 파기 명분이 될 여지가 충분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차입받는 1조7000억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항공업계 전반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CB 발행에 참여하고, 에어서울에 운영자금을 빌려준 점 역시 매각 대상인 이들 회사의 존속을 위한 조치였다.

HDC현산은 과거의 여러 의혹을 다시 끄집어 내 문제 삼고 있다. 사전에 합의한 내용이거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이지만, 금호그룹의 불법행위를 부각시켜 M&A 무산의 책임을 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 휩싸였다. HDC현산은 이 같은 내용을 인지한 상태로 SPA를 체결했다. 또 계약서에는 기내식 과징금 등 우발채무에 대한 손해배상한도를 구주 가격의 9.9%으로 협의한 내용이 담겼다. 라임자산운용 투자손실이나 사모펀드로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은 아직 검찰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HDC현산은 이번 M&A 무효의 모든 책임을 금호그룹에 물고, 기지급된 계약금 2500억원의 반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HDC현산이 정식 공문을 수차례 발송했지만 공식적이고 충분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도 소송 준비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계약금은 에스크로(조건부 인출가능) 계좌에 예치돼 있다.

반면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계약 이행 청구 소송이나 계약 해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HDC현산은 인수 확정에 대한 의사표명 없이 추가 차입 증가나 정관 변경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 측 요청사항에 대해 공문과 자료를 보냈고,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하는 인수단에도 수시로 정보를 제공했다.

또 합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지연시킨 데 이어 최종 계약 무산의 책임이 HDC현산에 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채권단은 이날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HDC현산 측 제안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