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사 첫 타자’ 한화생명, 고강도 제재 앞두고 초긴장

최종수정 2020-07-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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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7월 제재심서 조치안 의결
대주주 거래·보험금 지급 등에 초점
즉시연금 지급 거부 ‘괘씸죄’ 주목
삼성생명·메리츠화재 등 예의주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사진=한화생명
지난해 4년여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의 첫 타깃이었던 한화생명이 고강도 제재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미 기관경고를 포함한 중징계를 예고해 과거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때와 유사한 수위의 제재가 예상된다. 한화생명에 대한 제재는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지난해 종합검사를 받은 다른 보험사의 제재 수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중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한화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조치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기관경고를 포함한 중징계 내용을 담은 잠정 제제 조치안을 한화생명에 사전 통보했다.

한화생명은 금감원이 지난해 4년여만에 실시한 종합검사의 첫 검사 대상 보험사로 선정돼 5월부터 7월까지 검사를 받았다.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불명확한 약관을 이유로 덜 지급한 연금을 지급하라는 권고를 거부해 금감원과 갈등을 빚은 상태에서 검사를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금감원은 대주주와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와 보험금 부당 지급 등에 초점을 맞춰 제재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앞서 종합검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AS) 결과를 공개하면서 대주주 및 계열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입찰 또는 계약 기준을 변경하는 등 부실한 내부통제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경영유의사항 4건, 개선사항 6건 등 총 10건의 행정지도 사항을 담은 RAAS 결과를 한화생명에 통보했다.

해당 검사 결과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대주주 및 계열사와 총 2조5878억원 규모의 거래를 했으며 거래금액은 매년 증가했다.

특히 한화생명은 2016년 12월 회사 전산망 해킹 등을 방지하기 위한 33억원 규모의 망분리 정보기술(IT)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과거 프로젝트 경험에 관한 기준을 입찰 참가 조건과 기술 평가 배점에서 삭제 또는 완화해 사업 경험이 부족한 한화에스앤씨가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다.

계약 당시 한화에스앤씨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등 3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였다.

한화생명은 또 최대주주인 한화건설과 장교빌딩 개·보수공사 계약, 연수원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하면서 내규에 업체 선정 기준, 공사 이행보증 수단 등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2015년 12월 장교빌딩 개·보수공사 입찰 참가 업체를 선정할 때는 회사채 ‘A-’ 등급 이상을 기준으로 운영했으나, 한화건설의 신용등급 ‘BBB+’ 등급으로 하락한 이후 2016년 7월 연수원 신축공사 입찰 참가 업체를 선정할 때는 회사채 신용등급기준을 삭제했다.

한화건설은 한화생명 주식 25.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통해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지배한다.

한화생명은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 그리고 금감원과 충돌한 보험금 지급 과정 전반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화생명은 2014년 12월 저축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전 실시한 실무협의회에서 높은 최저보증이율로 인한 손실이 예상돼 이율을 낮추거나 판매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2015년 2~6월 수만건의 상품을 판매했다.

장해보험금 합의 기준도 사고관여도를 기준으로 불합리하게 운영해 보험금을 과소 지급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한화생명이 금감원의 권고에도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의 지급을 거부한 데 대한 ‘괘씸죄’를 물을 지도 주목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8년 8월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A씨에게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을 지급하라는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 결정을 불수용했다.

이후 한화생명은 즉시연금 가입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8년 12월 말 기준 한화생명이 제기한 즉시연금 관련 소송은 총 4건이다.

한화생명에 대한 제재 수위는 과거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에 따른 제재 때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한화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지난 2017년 5월 기관경고와 함께 3억9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직 임직원 6명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 또는 주의, 주의적 경고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한화생명은 주계약 또는 특약을 통해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에도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판매했으나 자살은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을 거부했다가 제재를 받았다.

당시 한화생명에 대한 제재는 2018년 하반기 실시된 시범 종합검사에서 기관주의 조치와 함께 과징금 1억2200만원, 과태료 7800만원을 부과 받은 푸본현대생명의 사례보다 높은 수위다.

첫 종합검사 대상인 한화생명에 대한 제재는 지난해 종합검사를 받은 다른 보험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 하반기에는 삼성생명과 DB손보가 종합검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DB손보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보험사에 RAAS 결과에 따른 행정지도 사항을 통보한 상태다.

각 회사의 RAAS 결과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자회사 삼성자산운용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성과평가 기준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 일임 및 투자자문 계약을 체결한 삼성자산운용의 운용 성과를 평가하면서 성과가 저조하더라도 계약 변경 또는 해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산군별 평가 기준을 삼성자산운용에 유리하게 변경해 운영했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아메바경영’ 등 중요 경영전략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메리츠화재는 경영목표, 경영성과 평가에 관한 사항은 중요 경영사항으로 이사회의 심의 및 의결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아메바경영 체계는 일종의 관리회계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관련 사항을 이사회에 부의 또는 보고하지 않았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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