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억원 이연성과급 달라”···‘한투→미래에셋’ 증권가 연봉킹의 소송, 왜?

최종수정 2020-07-0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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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證 연봉킹 출신 미래에셋 김모 부사장 소송
단기성과 매몰 방지 차원서 도입된 이연성과급제
“사실상 이직 금지” 직원 반발···소송 줄이어

사진=pixabay.com

한국투자증권 재직 당시 증권가 연봉킹으로 이름을 알린 미래에셋대우 김모 부사장이 전 직장을 상대로 약 36억원의 이연성과급 소송을 제기했다. 이연성과급 미지급 관련 법적 분쟁 중 역대 최대 규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는 지난 2일 김 부사장이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이연성과급 지급 청구 소송의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김 부사장이 한투증권에 지급 청구한 규모는 35억9400만원이다.
김 부사장은 한투증권 전무로 재직하던 2018년 상반기 22억5900만원을 받아 업계 최고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최고경영자(CEO)보다도 더 높은 연봉을 받아 주목받은 인물로 지난해 초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했다. 이직 당시에도 수십억원대 성과급을 포기한 채 회사를 옮겨 주목받았다.

이연성과급 제도란 특정 연도에 낸 성과에 대한 성과급을 한 번에 지급하지 않고 수년간 나눠지급하는 것으로, 단기 성과 위주의 보상 체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위기 의식에서 나온 제도다. 국내에선 지난 2016년 8월 금융당국의 권고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세부적인 이연 비율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통상 성과급의 40%는 바로 받고 나머지 60%는 3년간 나눠서 수령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증권사 고액 연봉자의 경우 급여보다 성과급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아 높은 성과를 내고도 수억원대 성과급을 바로 받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문제는 직원이 자발적 퇴사를 할 경우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지급일 이전에 해당 경영진 또는 금융투자업무 담당자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에는 성과보상(이연성과보상을 포함한다)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내부규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실제 법원 판단도 회사별 내부규정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IBK투자증권을 상대로 정모씨 외 13명이 낸 이연성과급 지급 소송에서는 원고가 승소했다. 증권사가 소송가액 21억8000만원의 70%를 지급했다. 반면 2018년 이모씨가 대신증권에 제기한 소송에서는 증권사가 이겼다. ‘성과급 지급일 전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잔여 이연성과급이 사라진다’는 내용이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던 탓이다.

증권가에선 이연성과급 제도가 취지와는 달리 사실상 이직이나 퇴사 금지 사유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 현행 헌법은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이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 법률행위로서 무효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림의 김선하 변호사는 “‘임직원이 퇴사한 경우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도 이연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며 “관련 규정과 근로계약 내용, 계약 체결의 전후 경위, 적용 취업규칙 등 구체적인 제반 사정에 따라 자진 퇴사시 성과급을 포기하도록 하는 약정 내지 규정은 무효라고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회사나 개별 임직원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경위가 다르므로 구체적인 제반 사정에서 가장 유효하고 의미있는 증거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과급 청구 소송을 해서 이기는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기간 동안의 지연손해금(5~15% 이율)까지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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