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아이코스’···백영재 대표 “당국 차별적 규제해야”

최종수정 2020-07-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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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실 기반한 차별적 규제 환경 조성 강조
식약처 규제에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지속 감소해
일반 담배 점유율 하락 상황이나 ‘아이코스’ 집중할 것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제공
“현재 전자담배 규제 환경에서는 전문가들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게 어렵다. 당국과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격려를 바란다”

7일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한국필립모리스의 ‘담배 연기 없는 미래 비전’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차별적 규제를 통해 흡연자들의 비연소 제품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데올로기적 접근만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정부의 전자담배 규제로 전자담배 시장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백 대표가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영재 대표는 신임 대표로서 가장 관심을 갖고 수행할 사안으로 ▲과학에 기반한 차별적 규제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 ▲비연소 제품시장 성장 견인 ▲책임 경영 등 3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현재 전자담배 제품군의 성장세는 정체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6월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를 발표한 이후 특히 둔화됐으며, 주춤한 성장세는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시장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1% 줄어든 16억 개피에 그쳤다. 그러나 일반 담배 판매량은 같은 기간 8.7% 오른 146억 개피에 달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동시에 사용하는 흡연자는 3.8%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의 ‘2020년 1분기 담배 시장 동향’을 보면 1분기 담배 판매량은 8억1490만갑으로 전년동기대비 4.1%(3000만갑) 증가했다. 궐련 판매량은 7억2970만갑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8400만갑이 팔려 1년 새 8.7% 감소했다. 전체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8%에서 10.3%로 떨어졌다.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필립모리스에게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필립모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53% 줄어든 683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32% 감소한 442억원을 실현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 점유율은 75.9%에 달했다. BAT코리아 ‘글로’가 13.7% KT&G ‘릴’이 6.2%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릴의 점유율이 31.3%로 껑충 뛰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코스 점유율이 19.4%포인트나 쪼그라들었다. 1위인 아이코스의 신제품 출시 주기가 더딘 것도 활발한 시장 경쟁과 함께 전체 시장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가 거세진 것이 전자담배 시장 전체가 쪼그라들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8년 식약처 발표 직후 조사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와 일반 담배의 연기는 구성 성분이 질적으로 달라 배출 총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날 백 대표 또한 “식약처는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은 타르가 검출됐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면서 “‘타르’는 불로 태우는 연초에 적용되는 것으로, 궐련형은 태우지 않기 때문에 적용되기 힘든 개념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세부내용을 공개하라며 식약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5월 법원이 식약처에 유해성 분석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승소를 거뒀다.

그는 “비연소제품 성장세 둔화는 특히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이후 두드러졌는데, 일시적인 것일지 장기화할지는 판단이 이르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당국이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인 규제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규제 당국이 공중보건 차원에서 흡연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반 담배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아이코스를 통해 회사 비전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백 대표는 “아이코스와 히츠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타사 비연소 제품의 비중보다 높다. 하지만 일반 담배의 생산, 판매를 중단하면 회사 문을 닫게 되는 것 또한 현실”이라며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은 표어가 아닌 현실이며 한국필립모리스가 달성해야 할 전부”라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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