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 넘은 함영주, 대권 도전까지 넘어야할 산 많다

최종수정 2020-07-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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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행정처분 집행정지 ‘인용’···1심 결론까지 효력 중단
본안소송 시기 ‘중요’···통상 최소 4개월, 최대 수년 걸려
채용비리 1심 판결도 ‘주목’···유죄 판결시 이사자격 상실

자료사진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법원으로부터 금융감독원 중징계 결정에 관한 집행정지를 받으면서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그럼에도 1심 결과 시기, 채용비리 재판결과 등 불확실성이 존재해 여전히 함 부회장의 하나금융 회장직 도전까지 가는 길이 그리 쉽지많은 않아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지난 달 29일 함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중징계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을 결정했다. 이로써 차기 회장을 둘러싼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함 부회장이 중징계를 받으면 남은 임기는 마칠 수 있지만 향후 3년간 금융사 재취업이 불가능하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와 함께 금융업계를 강제로 떠나게 돼 하나금융으로선 가장 유력한 회장 후보 한 명을 잃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 1월 31일 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회사가 내부 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들어 경영진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함 부회장에 대해 중징계(문책경고) 조치를 내렸다. 함 부회장은 장고를 거듭하다 기한을 거의 꼬박 채운 끝에 가처분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각 처분의 내용 경위, 신청 은행의 목적사업이나 활동 내용, 신청인인 함 부회장 등의 지위, 업무 내용, DLF 상품의 구체적인 판매 방식 및 위험성 등에 관한 소명정도 등에 비춰보면 소송을 통해 본안에 대해 다퉈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단계 관문을 넘은 함 부회장으로서는 이제 금감원을 상대로 한 본안소송의 시기가 중요해졌다. 주총 전 1심에서 함 부회장이 승소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만약 패소할 경우 지주사 회장으로 이동이 제한된다.

만약 주총 이후 1심에서 패배하더라도 이미 회장이 된 이후여서 회장 임기를 채우는 건 문제 없다. 통상 본안소송의 경우 최소 4개월에서 최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완전히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함 부회장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손태승 우리금융 지주 회장이 같은 내용으로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전례가 있어서다.

손 회장은 가처분 신청 인용 직후인 3월 25일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여전히 본안소송이 남아 있지만 소송에서 지더라도 잔여 임기 후 3년간 재취업이 금지되기 때문에 앞으로 3년간 임기를 채우는 것과는 무관하다.

함 부회장보다 3개월 앞서 가처분 신청을 받은 손 회장 역시 본안소송 재판 날짜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의혹 관련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자칫 1심에서 유죄 판결 혹은 법정구속될 경우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밀려날 수 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제5조와 하나금융지주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7조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5년 동안 이사자격을 상실한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함 부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받거나 실형을 피한다면 회장후보로서 입지를 이어갈 수 있다.

함 부회장에 대한 채용비리 1심 재판은 계속 진행중으로 재판 결과는 늦어도 오는 9월 중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회장의 연임사례를 고려하면 내년 1월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다음 회장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회장후보로 함 부회장이 가장 앞서 있다는 의견이 많지만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의중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만약 함 부회장이 차후 소송 결과 등에서 악재가 생길 경우 회추위에서 함 부회장의 후보군에서 배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차기 회장 구도와 관련해서는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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