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운동 연속인터뷰]“한국은 일본의 실패 답습하면 안 돼”

최종수정 2020-07-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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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자산운용 존리 대표이사
日은 예금·부동산·채권만 투자하는 금융문맹의 나라
동학개미운동은 장기 투자 통한 노후 대비 계기돼야
주식관심 갖는 건 매우 좋은 현상, 20대들도 찾아와

<편집자주>동학개미운동 이후 증시에서 개인들이 받는 대접이 달라졌다. 이 운동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잔인한 정도로 주식을 팔아치울 때 이에 맞선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를 대거 사들이면서 생겨난 말이다. 증시 역사상 외인과 개미들의 싸움은 항상 자본력이 월등한 외인의 승리로 귀결됐다. 하지만 이번 동학개미운동 결과는 달랐다. 올 상반기 개인은 39조8000억원을 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조5000억, 14조5000억을 팔았다. 시장은 V자 반등을 보였다. 개인이 시장의 주체로 등극했던 시간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개인들이 증시로 몰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에 국내 부동산 규제 정책도 한몫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간접투자의 불신을 부채질했고, 결국 이 자금은 직접투자로 이어졌다. 동학개미운동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운용사 대표, 은퇴연구소장, 부동산 애널리스트 등을 찾아 앞으로 가야 할 ‘동학개미의 길’을 물어봤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동학개미운동은 좋은 일이에요. 그런데 너무 단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안 되고,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 그리고 노후준비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 운동을 계기로 한국이 ‘금융문맹국’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인 와중에 원조격인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존리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주식 전도사’로 불렸는데 최근에는 이 운동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존봉준(존 리+전봉준)‘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간 ’ 장기 주식투자를 통한 노후 대비‘를 설파했던 그의 행보와 최근의 동학개미 운동과 맥이 닿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9일 서울 북촌 사무실에서 만난 존리 대표는 최근 많은 국민이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를 계기로 ‘금융문맹국’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계속 강조했다.

존리 대표는 “강연이나 유튜브를 통해 받는 질문들을 보면 장기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한다”라며 “이전에는 연세 드신 분들이 찾아왔는데, 최근에는 대학생 등 젊은 층이 금융을 알고 싶다며 나를 많이 찾아오더라”라고 말했다.

전국 각 지역의 강연을 통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는 그는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도 개설하며 고객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한국이 하루 빨리 ‘금융문맹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외치고 있다고. 최근 유튜브를 활동하게 된 이유 역시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명감의 근원이 궁금해서 물어보니 “한국이 일본의 실패를 답습할까 우려된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에 대해 ‘예금과 부동산, 채권에만 투자하는 금융문맹의 나라’라고 표현했다. 은행 예적금 등 안전 자산이나 부동산에만 자금이 묶인 일본의 사례를 따라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의 ‘동학개미운동’이 올바른 금융교육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해 국가 경제의 활력을 잃었다”며 “국민들이 ‘금융 문맹’이 되 버려서 국채만 사고, 저금만 쌓으면서 소중한 돈이 은행에서 잠만 자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고성장을 이어왔음에도 끊임없이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는 근본적인 이유 가 돈의 소중함과 관리방식을 모르는 ‘금융문맹’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존리 대표는 “개인 역시 미리 노후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의 구체적인 은퇴 계획이 없는 게 현실이다”라며 “젊었을 때 자동차나 명품 등 낭비성 지출이 많았고, 결혼한 이후에는 자녀들에게 사교육 등의 명목으로 대부분의 자산을 쓰는 경우가 많아 정작 자신들에게 중요한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작 중요한 금융교육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존리 대표는 “금융의 비중과 중요성은 점점 커져가는데 가정과 학교, 사회 어디에서도 돈의 소중함이나 돈을 제대로 모으고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그는 “이 때문에 한국이 금융문맹국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며 “돈이 일하는 것을 안 가르쳐준다. 육체적으로 일하는 것만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회사의 직원들이 내 노후를 위해 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런 버핏을 열 한 살 때부터 주식 투자를 했다”라며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부터 주식투자를 통해 든든한 노후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 번 더 강조했다.

최근 금투업계에서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역시 ‘금융문맹국’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존리 대표는 “사모펀드 문제 역시 금융문맹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개인들이 이 금융상품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힘든 거다”라며 “더 심각한 것은 파는 사람(판매사 은행 등)도 이 펀드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이고,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사모펀드는 자산가 등 소수를 대상으로 내놓은 상품인데, 일반적인 다수에가 판 거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점이 노후자금을 갖다 바치는 사람들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이 역시도 한국이 어렸을 때부터 금융교육이 제대로 잘 안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결국에는 금융지식이 있어야 사기를 안 당한다. 잘못된 한 사람의 지식이 금융문맹을 전염병처럼 옮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점점 고쳐나가야 할 일이다”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전문이다.

▲요즘 유튜브 활동을 통해 이전보다 영향력이 더 있어진 것 같다. 유튜브 하게 된 동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표님 유튜브를 통해 영감(주식투자 방법)을 얻었던 구독자가 있었는지 에피소드 있었는지= 한국이 선진국이 됐음에도 불고하고 금융문맹국은 심각하다. 열심히 살았는데 노후 준비가 안됐다. 노후 빈곤이 세계 최고다. 그래서 알려주고 싶어요. 돈이란 걸 알지 못하면 우리는 일본처럼 된다. 일본이 가장 노후준비가 안 된 나라다. 이런 부분을 신문 기사 인터뷰 통해 많이 알려왔는데 생각보다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말해야겠다고 생각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또 유튜브뿐만 아니라 전국을 다녔다. “금융문맹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외치기 위해서 말이다.

또 아침에 구독자가 장문편지를 보내줬다. 구독자가 “유튜브를 보고 노후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하더라. 젊은 분들은 “유튜브 보고 내가 여태 살았던 삶의 라이프를 바꿔야겠구나”라고 말하더라. 어떤 분들은 “사교육을 끊었더니, 실제 돈이 모이더라”라고 말하더라. 또 옛날에는 연세드신 분들이 찾아오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젊은이들이 금융을 알고 싶다고 나를 많이 찾아오더라.

▲(지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코로나19로 유례없는 폭락장에 대표님은 어떻게 관망하셨는지 궁금하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대표님의 투자 철학에 새롭게 추가된 사항이 있는지도 궁금하다.=주식투자 철학은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주식은 ‘노후 준비’를 하기 위한 가장 빠른,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때문에 집에 가만히 있으면서 더 부각이 됐다.(노후준비가) 그렇다고 코로나 이후로 주식은 이렇게 투자해야 한다? 이런 거는 변하지 않았다. 주식은 좋은 주식을 계속 사면 자연스럽게 부자가 된다. 그런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좀 더 내 라이프 스타일이 경제 준비 이런 거에 신경을 써야 하고, 하더라도 좀 더 어렸을 때 해야하고, 그러면 우리나라는 경제 대국이 된다. 그런데 최근과 같이 이런 식으로 가면 가난한 사람이 많이 생긴다.

▲요즘 언택트가 대세인데 대표님은 이 주식 역시 예측했는지, 지금 들어가도 되는지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주식 1300까지 떨어졌을 때 샀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2200이 회복됐다”, “지금 사도 되는지” 물어보는데. 주식 투자는 타이밍을 맞추는 게 아니고, 2000대도 사고 3000대도 사고 1000대도 사고 기계처럼 사는 거다. 타이밍을 맞추는 건 카지노(도박)하는거나 마찬가지다. 단기적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사람과의 차이다. 이게 바로 철학이다.

▲주식은 장투라고 하셨는데 반대로 자동차 조선주 이런 것들(사양산업)은 10년 전 가격보다 떨어졌는데 이것도 예측했는지=우리(메리츠자산운용 펀드)는 그런 주식이 없다. 단순히 기다리는게 아니라, 이 회사 돈을 벌거냐 안벌거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걸 예상을 했다. 주식은 가격을 맞추는 게 아닌 회사의 가치가 앞으로 올라갈 것인가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조선, 자동차는 경쟁력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생각해 팔았다. 대신 투자했던 건 게임. 엔터, 여행. 서비스 업종이다.

▲여행주는 힘들 것 같은데=만일 코로나가 회복이 된다면 여행주는 굉장히 좋은 투자 기회다. 그런데 코로나 향방은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쉽게 단언할 수가 없다.

▲대표님이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사교육비로 하나를 꼽으셨는데 때문에 투자를 위한 교육주에 대한 질문을 해보겠다. 오프라인 사교육 시장에 엄청난 돈이 몰리긴 하지만 정작 교육주는 힘을 못 받는 거 같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교육이 대세가 될것 같았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이건 어떻게 분석하는지
= 사교육비를 쓰는 것보단 그럴 바엔 차라리 사교육 관련 주식을 사는 게 낫다라고 말했다. 사교육은 왜 문제냐하면 첫번째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두번째는 교육주를 현재 이렇다 저렇다라고 보기엔 너무 짧은 기간이다. 그래도 사교육에 돈 쓰는 것보단 차라리 교육주 주식에다 투자하는게 훨씬 낫다.

자산 대부분은 주식에 넣는 게 좋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잘 못 생각하는 게 부동산을 먼저 생각한다. 그게 일본이다. 일본의 금융 문맹이다. 부동산과 은행 예금만 일한 돈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부동산은 확장성이 없다. 그러나 주식은 아니다. 유태인이 그걸 깨달았기 때문에 주식에 투자했다.

한국과 일본만 주식을 해야 하면 안 된다고, 얘기한다. 주식은 노후를 위해 편안한 라이프를 위한 거다. 그러나 한국은 주식을 얘기할 때 이번 주에 올라갈 주식만 얘기한다. 이 점이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국민들이 금융 문맹국에서 탈피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반대로 금융 선진국(금융교육이 잘 발달된 나라)은 어디인지. =미국계 유태인이다. 미국 1%의 똑똑한 사람이 큰 결정을 내린다. 미국은 일본과 거꾸로 간다. (일본이) 망할 거라는걸 예상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시스템을 닮아가야 한다. 유태인을 잘 배워야 한다. 왜 전 세계를 지배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국이 노인층의 빈곤율이 세계 1위인데도, 반대로 노인층 취업률도 세계 1위다. (워렌버핏이) 전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냐. 은퇴를 못했다. 노동력만 일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렇다면 일본이 더 못살아야 하는데 왜 한국이 더 못살았을까? 그 이유는 바로 사교육비 때문이다. 한국은 이중, 삼중 가난할 수밖에 없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이것을 깨트리지 못하면 더 빨리 빈곤층이 생긴다.

또 유태인은 어땠나. 어렸을 때부터 금융교육을 시킨다. 이 점이 너무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받는 사교육은 다 기계(AI)가 하는 교육을 한다. 특히 수학이 그렇다. 그러나 사람은 기계를 이길 수 없다. 취직이 되냐? 안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해야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다 기계가 하는 일을 배운다. 경쟁력이 없다. 답답하다. 그건 잘 못된 금융문맹에서 온 거다. 지금 시대는 창의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다. 창의성을 가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이 자야 한다. 그래야 뇌가 활발히 움직인다. 그러나 학원에 있는 학생들은 뇌가 죽어 있다. 일본이 지금 혁신적인 기업이 전혀 안나오는데, 한국도 그렇게 될까 우려스럽다.

▲과거에 주식 투자할 때, 그 회사의 경영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경영진의 도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생각은 지금이나 과거나 변함이 없다.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주식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게 경영진의 자질이다. 또 하나는 한국에 필요한 세 가지가 있는데, △창업자 정신 △금융교육 △여성에 대한 배려다.

▲라임사태가 터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비슷한 사건인 옵티머스 사태가 터졌다.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있는데, 자산운용사 대표로서 하고 싶은 말은?=이번 사태로 ‘사모펀드 나쁜거다?’라는 선입견이 생겨 안타깝다. 사모펀드는 미국의 헷지펀드와 똑같다. 많은 부자들을 상대로 하는 펀드다. 일반 공모펀드는 제약이 많다. 그런데 사모펀드는 제약을 없앤 펀드다. 금융당국의 간섭을 받지 않겠다. 대신 부자들에게만 팔겠다(부자들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금융지식이 높기 때문에)라고 만들어진 상품이다.

그렇다면 왜 터졌냐. 이 역시도 금융문맹 때문이다. 판단하기가 힘든 거다. 어떤 것을 투자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거다. 심지어 파는 사람도 잘 모른다. 은행에서 팔으라고 하니 팔게 된다. 은행도 잘 모른다.

또 결정적인 문제는 일반적인 다수에가 판 거다. 사모는 그 돈이 없어져도 당장의 생계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 팔아야 한다. 그런데 노후자금을 갖다 바치는 사람들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더라. 이 역시도 한국이 어렸을 때부터 금융교육이 제대로 잘 안이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는데=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은행이다. 은행에서 너무 쉽게 팔았다. 금융당국 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각자 금융지식이 있어야 사기를 안 당한다. 결국에는 한사람 한사람. 금융지식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한사람의 지식이 금융문맹을 전염병처럼 옮기게 된다. 점점 고쳐나가야 할 일이다.

김소윤 기자 yoon13@
천진영 기자 cj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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