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기류 변화···금호 보유 구주가격 깎일까?

최종수정 2020-07-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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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딜클로징 시한 지나···협상 기한 연말까지
이동걸-정몽규, 비공개 전격 만남···인수 관련 논의
현산 ‘원점’ 요구 수용···무리않는 선에서 합의 무게
구주 매각 대금, 가장 먼저 재협상 안건으로 오를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 다시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전격 회동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정작 매각 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좌불안석이다. 사실상 주도권을 뺏긴 금호그룹은 재협상 결과 구주 매각 대금이 조정되더라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3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당초 지난 27일까지던 금호산업과 HDC현산의 딜클로징(거래종결) 시한이 자동 연장됐다.
양측이 작성한 계약서에는 해외 기업결합심사 등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거래완료 시점을 6개월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HDC현산에 따르면 러시아의 결합심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최종 데드라인은 오는 12월27일이 됐다.

협상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채권단과 HDC현산의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감돈다. 앞서 HDC현산은 서면협상을 주장했지만, 채권단은 만나서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맞선 바 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 25일 저녁 비공개로 일대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두 사람 외에 배석자는 없었다.

이들이 나눈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고 서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유의미한 성과나 큰 틀에서의 합의를 도출하진 못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동으로 지지부진하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새국면을 맞게 됐다고 분석한다. 더욱이 정 회장이 직접 움직인 만큼, HDC현산의 인수 포기를 잠시 접어둔 것이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다시 협상하자고 요청했다. 산은은 이미 재협상 의지를 밝힌 만큼, 무리한 수준이 아니면 상당부분 수용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 상황만 따져봐도 HDC현사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이르면 3개월 안으로 상표권 계약을 끝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6일 금호산업과 체결한 상표권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어느 한쪽이 서면 통지하면 1개월 후 계약이 해지되도록 바꾼 것이 골자다. 해지 통보는 금호산업과 HDC현산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따른 거래 종결일로부터 두 달이 지나면 가능하다.

문제는 금호그룹이다. 양측이 재협상에 돌입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안건은 구주 매각 대금이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보유 주식 6868만8063주(30.77%)를 3229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당 가격은 4700원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주가는 3000원대 후반을 오가고 있다. 전날 기준 종가는 379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2600억원에 그친다.

신주 발행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한 만큼, 구주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관측이다.

채권단과 HDC현산이 구주 가격을 깎더라도 금호산업은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은 채권단과 HDC현산의 기싸움에서도 한 발 물러나 있었다.

매각 대금으로 재기를 노리던 금호그룹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금호그룹의 지배구조는 매각 이후 금호고속→금호산업으로 단순화된다. 현금을 끌어올 곳이 마땅치 않고 얽혀있는 금전관계를 풀 여력도 없다.

금호고속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이 4000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00억원대에 불과하다.

산은으로부터 1300억원을 빌리며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 45%도 모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산은은 지난 4월까지 차입금을 반납받기로 했지만, 매각 절차가 지연되자 만기일을 1년 더 연장해 줬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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