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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M&A에도 버젓이 사용···해당 기업 어디?

[옵티머스 펀드사기]상장사 M&A에도 버젓이 사용···해당 기업 어디?

등록 2020.06.24 07:29

고병훈

  기자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스킨앤스킨 연루 의혹스킨앤스킨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연관성 없다” 해명

상장사 M&A에도 버젓이 사용···해당 기업 어디? 기사의 사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온갖 의혹들이 쏟아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았던 옵티머스운용이 실제로는 대부업체, 부동산 시행사, 건설사 등 소형 비상장사가 발행한 사채를 주요 자산으로 담은 것이다.

심지어 일부 자금이 코스닥 한계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도 쓰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장사는 선박 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와 화장품 제조업체 스킨앤스킨 등이다.

23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크리에이터펀드 자금은 대부디케이에이엠,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엔드류종합건설, 라피크 등 5곳에 유입됐다. 해당 기업들은 모두 부동산 및 건설업 관련 비상장사들로 이들 업체가 받은 펀드 자금 약 5000억원 규모다.

옵티머스 크리에이터펀드는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매출채권을 편입해 연 3%의 수익을 추구한다고 소개한 펀드다. 공기업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매출채권이라며 투자자를 모집했으나 실제 투자는 전혀 다른 곳에 이뤄진 것이다.

이 가운데 대부디케이에이엠에게 들어간 자금 일부가 해덕파워웨이, 스킨앤스킨 등 코스닥 상장사 M&A에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해덕파워웨이는 2010~2011년에는 2년 연속 코스닥 히든챔피언(세계 1위 기업)에 선정되는 등 선박의장품 제조업체로 촉망받던 기업이었다. 조선업 불황이 한창일 때도 흑자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오히려 조선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2017년부터 갑작스런 부진에 빠졌다.

해덕파워웨이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구재고 전 대표이사는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자 회사 매각에 나섰다. 구 전 대표는 2018년 4월 서울 강남구에서 이지엔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이종희 원장이 최대주주인 이지앤홀딩스, JJ컨소시엄1호 등과 보유 지분 52.39%를 7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잔금 처리 지연 등으로 최종 계약이 지연되다가 이지앤홀딩스 대신 이씨가 매각 주체로 나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당시 회사 측은 바이오, 신약 개발 등 신사업을 사업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우회상장 효과를 보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해덕파워웨이는 최대주주인 이종희 대표가 대부업체인 케이앤지대부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대표는 보유 주식 234만 1881주 가운데 200만주를 케이앤지대부에 담보로 제공하면서 100억원의 자금을 빌린 것이다.

채무불이행 등이 나타나 담보권이 실행될 경우 이 대표의 주식 수는 34만1881주(2.32%)로 감소해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이후 이 대표는 이 차입금을 보유주식 전량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막았는데, 당시 계약자는 트러스트올이란 회사였다. 공교롭게도 트러스트올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자금을 옮기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곳으로 지목되는 곳이다.

또한, 이 대표는 회사를 인수한 직후 주식회사 큰빛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고 해덕파워웨이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과정은 2018년 8월 16일 공개됐고 한국거래소는 지연공시를 이유로 벌점 8.5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 계약이 해지되면서 해덕파워웨이는 벌점 7점을 받아 누적 15.5점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이날부터 주식매매 거래도 정지됐다.

이듬해 2월 이 대표는 거래정지 상황에서도 화성산업과 새롭게 경영권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화성산업에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301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화성산업의 최대주주인 박윤구씨구 새롭게 대표이사에 올랐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스킨앤스킨의 지분 인수 과정에도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8월 내추럴코어는 스킨앤스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7.15%를 취득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엔 티알시티라는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6.5%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의혹이 제기된 배경은 내추럴코어와 티알시티 모두 대부디케이에이엠씨의 이 대표가 대표를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스킨앤스킨은 최근 마스크 사업 진출을 명목으로 마스크 유통회사인 이피플러스에 선급금 150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옵티머스운용과 이피플러스는 서울 강남구의 같은 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해일 스킨앤스킨 대표이사는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주주분들께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올려 “스킨앤스킨 지분 인수에 옵티머스 펀드자금 유입 관련 의혹이 있으나, 스킨앤스킨은 옵티머스운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9년 8월 30일 30억원과 11월 15일 3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한 내추럴코어와 티알시티는 금융감독원의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도 신고했듯이 경영참가 목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당사는 유상증자 대금도 회사 이사회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면서 “다만 유상증자 후 당사의 신규사업 진출건을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와 논의했고, 투자자들이 추천한 신규사업에 일부 지분참여를 검토한 적은 있었으나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피플러스 선급금 지급과 관련해서도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피플러스가 마스크 유통에 관한 사업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당사의 신규사업에 대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 파트너사로 선정해 당사와 3억장의 마스크 공급계약 후 150억원의 선급금을 지급했고 이는 마스크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피플러스의 납품의무와 선급금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피플러스가 제공한 부동산 물권에 선급금의 120%에 달하는 금액을 근저당설정 등기를 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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