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 놓고 국토부 OB ‘갑론을박’

최종수정 2020-06-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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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기시 출신 엘리트들 백가쟁명식 의견
“1400조 부동자금에 어쩔 수 없는 선택”
“무주택자 실수요자들 집하기 쉬위질 것”
“시장 반하는 오만한 발상···공급책 필요”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전경
“(국토교통부 현직 주택라인) 후배들의 고민을 이해한다. 현재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부동산으로 몰리는 유동성에 따른 폭등 장세다. 고육지책이지만 터진 뚝이 더 확산되지 않게 끔 강한 주택시장 규제책이 필요했다고 본다. 어떻게든 틀어 막아야할 때다.”(전 국토부 고위 간부 A씨)

“투기와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이기 때문에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집을 구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워질 것으로 본다. 집주인들이 본인집으로 돌아온다면(실거주) 기존 집주인이 살던 주택은 다른 임차인에게 임대 물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전세 안정에도 도움이될 수 있다.”(전 국토부 주택·건설 라인 관료 B씨)

“시장 원리에 반하는 정부의 오만한 발상이다. 거래·대출·재건축 규제 등으로 수요·공급을 모두 꽁꽁 묶어 두고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유동성 장세에선 공급대책과 정보제공이 가장 유효하다. 시장 논리를 중시한 MB(이명박)정부 때 집값이 가장 안정됐었던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전 국토부 국장급 공무원 C씨)
국토부 전 고위 관료들이 정부의 6·17부동산 대책을 놓고 ‘갑론을박’ 하고 있다.

대부분 행정·기술고시 출신으로 모두 엘리트 코스를 밟은 등 선후배들이 끈끈한 것으로 알려진 국토부 OB들간 의견이 갈리는 건 이례적이다.

특히 이들 중에는 시장 규제를 풀고 공급을 늘리자는 등 시장 옹호론자들도 적지 않은데 이번엔 정부의 초강수 규제책이 적절했다라는 측과 ‘시장과의 싸움’은 필패라는 의견 등 다양한 목소리가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지고 있다.

전 국토부 고위직 간부 A씨는 정부의 고충을 이해한다는 입장. 시중에 고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만큼 빠르고 강력한 규제가 절실했다는 지적이다.

시중 통화량이 3000조원을 돌파한 데다 현금통화 등 국내 부동자금이 1400조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한 대출 규제 등 수요억제책은 적절한 수단으로 봤다.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심각하다. 앞으로 1년간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돈을 푸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쓰일 것이다. 이런 유동성 장세에선 그 어느때보다 강한 규제로 뚝(부동산)이 터지지 않게 강하게 묶어 두어야한다. 6·17대책은 어쩔수 없는 정부의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금으로 집을 살 능력이 있는 자산가들은 여전히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매매)가 가능한 반면 전세살이 서민·실수요자는 집 사기가 더 어려워져서다. 이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전했다.

반면 현직시절 건설·주택 라인에서 맹활약한 B씨는 내집마련이 쉬워질 것으로 봤다. 이번 정부대책으로 갭투자가 줄어들고, 부동산 법인들이 가진 매물들이 출현하는 등 수도권 집값이 안정화할 것이란 시각이다.

여기에 현재 청약시장이 가점제로 재편되는 등 무주택자들에게 당첨 기회가 넓어져 있어 내집 장만 전략만 잘 세운다면 집 구매가 더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더욱이 이번 대책이 갭투자 차단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집주인들이 본인 소유 집에 들어가는 등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시장이 재편된다면 전세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단 주택담보대출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장 경제하에 대출규제 강화는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서민들이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정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수도권 주택 시장에선 후폭풍이 거세다. “평생 전세 살라는 이야기냐” , “다주택자 공무원이 누굴 규제하는냐”라며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강하게 일고 있어서다. 집값 급등의 주범인 갭투자를 전격 차단하는 6.17대책는 이해하지만, 애먼 시장(전세살이 서민, 실수요자)까지 때려 잡고 있다는 의미다.

규제책보다는 시장 논리에 따라야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건설교통부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실까지 거친 C씨는 정부의 ‘오만한 발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확한 시장 분석을 통해 부족한 주택 공급을 늘려주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확한 수급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등 친시장적인 수단을 활용해야 하는데, 오히려 시장 때려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C씨는 “목표가 서민주거안정대책이라면 서민이 원하는 주택을 보유주택·임대주택 모두 적정가에 정부가 적기에 공급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번엔 무지막지한 규제책을 부동산종합대책이라고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집값은 시장 원리를 중시한 이명박 정부일때 가장 잘 잡혔었다는 점을 상기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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