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HDC현산에 쓴소리···“60년대 연애냐, 만나자”(종합)

최종수정 2020-06-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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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자료 제공 안 했다는 현산 주장엔 적극 반박
“쌍용차, 돈만 넣는다고 못 살려···기안기금 대상 아니다”
“두산, 조기 정상화 가능···대한항공 8000억원 지원 필요”

사진= 산은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재검토하자고 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상호신뢰 하에 조건을 협의하고 조정하자고 요청했다. 특히 HDC현산측에 서면논의가 아닌 직접 만나서 대화자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이 회장은 17일 산업은행 주요 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HDC현산측의 서면논의와 관련해 “60년대 연애가 아니다. 편지를 하면 아름다운 장면이 나오고 좋은 영화거리가 될진 모르겠지만 진지한 논의엔 제한이 있을 것”이라며 “현산도 제가 어딨는지 알고, 언제든 찾아오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소강상태지만 여전히 유효기간이 남았다”며 “해외 6개국 기업결합심사 중 미국·중국 등 5개국은 승인이 나왔고 러시아만 남았다. 합병승인 여부 나올 때까지 협의할 시간이 있어 속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재무상황 등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줄 것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산업은행은 HDC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의지를 또 한번 확인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회장은 “제가 알기로는 다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산 측이 제기한 이슈에 대한 설명자료를 현산에 송부했으며, 이와 함께 우리가 받은 공문에 의문되는 부분이 있어서 재질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산은은 현산을 아직까지 신뢰하고 있고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현산 측도 우리를 신뢰하고 진지하게 대화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산은에 따르면 현산 측이 아시아나항공에 재검정을 요청한 인수사항은 ▲부채 증가규모 ▲삼일회계법인이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한 것 ▲채권단의 1조7000억원 지원 관련 현산 측의 동의없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차입승인 ▲재무상태 전망, 추가차입근거 및 조건, 영구채 조건 등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으나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 자료를 제공받지 못함 등이다.

이에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이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으나 리스부채 및 정비충당부채 관련 회계기준 변경이 주된 원인이며 금액은 다소 과대하게 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부적정의견은 재무제표의 신뢰성과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채권단이 1조7000억원을 지원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에 충분히 설명했고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하고 있는 인수단앞으로 정보제공 하는 등 인수인이 요청하는 경우 성실히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 포기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대현 부행장은 “일반적인 M&A(인수·합병) 과정에서 드랍은 상정하고 염두에 두는것”이라며 “산은도 대비책을 가져갈 수밖에 없고 협의 진전이 안되는 상황에서 플랜B 언급은 어렵지만, 드랍된다면 모든 부분을 열어두고 진행할거고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난에 처한 쌍용자동차와 관련해 “돈이 기업을 살리는 것이 아닌데 마치 산업은행이 돈만 넣으면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기업을 살리려면 사업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쌍용의 지속가능성·생존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고민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쌍용차의 노사도 진지하고 솔직하게 임했으면 좋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쌍용차를 지원하는 것은 기금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게 산은의 판단이다. 최 부행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기준에 의해 (쌍용차는) 지원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쌍용차에 지원하려면 책임 주체가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고 책임 있는 노력도 해야 한다. 회사의 지속 가능성도 확인돼야 한다”며 “두 가지가 전제되면 쌍용차 지원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산은의 쌍용차 900억원 대출에 대해서는 “다른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여러가지 만기 연장을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기관과 협의가 된다면 기존 투입 자금을 회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3조6000억원을 지원한 두산중공업 얘기도 나왔다. 두산중공업은 9월 말까지 외부 컨설팅업체의 검증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을 하기로 했다고 최 부행장은 소개했다.

최 부행장은 산은 등이 1조2000억원을 지원한 대한항공에 대해선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7월 말까지 외부 컨설팅을 거쳐 회사 내부 사업부문에 대한 부분까지 협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산은은 연말까지 대한항공에 8000억원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기간산업안정자금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산은은 기간산업안정자금 대상에 명시된 항공, 해운업을 포함해 자동차, 기계 등 7대 업종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행장은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기금 지원 여부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 시급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행장은 해외에서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에 대해선 “유럽연합(EU)의 데드라인은 9월 말로, 일본과 중국은 연내 완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거래가 무산되면 채권단의 추가 지원 없이 대우조선이 독자적으로 생존하도록 회사 내부 경쟁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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