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간 동학개미, 올해 거래금액 500억달러 돌파

최종수정 2020-05-2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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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해외 주식 순매수 2조3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6배 증가
5월 현재 연간 누적 순매수 6조원 육박

올해 1분기 역사적 저점에 힘입어 크게 증가한 해외 주식 거래는 2분기에도 변함없이 국내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해외 주식 전체 거래금액은 이번 달 500억달러(약 60조)를 돌파하며 지난 한해 전체 거래금액인 410억달러(약 50조)를 넘어섰다.

두 달새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가 3조7000억원 가까이 늘어나며 해외 주식 열풍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 중 미국 시장으로 흘러간 순매수 금액이 올해 해외 주식 시장 전체 순매수 금액의 90%에 달했다. 증권사들은 인기가 많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 투자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포트폴리오 안정화 차원에서 다양한 국가의 우량주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올해 해외 주식 거래금액(매매합계) 1000억달러(약 120조원)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국내 주식 시장 불안정성 크고 부동산 투자 매력 잃어 ‘넷플릭스 풀베팅’=올해 1분기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18억6230만달러(약 2조3000억원)다. 직전 분기인 2019년 4분기 순매수 금액 6억5822만달러(약 8121억원)와 비교해 1.8배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2019년 1분기 3억9627만달러(약 4889억원)와 비교해서는 3.6배 늘어났다. 그야말로 폭발한 것이다.




1분기 국내에서 해외 주식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건 코로나로 인한 주가 폭락과 더불어 이전부터 있던 국내 주식 시장의 고질적인 불안정성에 대한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중첩되면서다. 해외 주식은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 시장 환경에 염증을 느낀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었다. 여러 SNS 주식채팅방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평가절하)와 테마주, 정보 불균형 문제 등이 지적되면서 낮에는 국내 주식, 밤에는 미국 주식에 몰두하는 전업 투자자가 일찌감치 등장했다.

갑자기 닥친 코로나 사태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거래에 급속히 나서도록 하는 기폭제가 됐다.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외출 금지와 원격 근무 실시 등으로 늘어난 ‘시간’이 조력자였다.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등 미국 주식이 안정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소문과 사실을 알았어도 주저했던 이들이 투자를 결정한 일종의 모멘텀이 된 셈이다. 증권사가 제공하는 해외 주식 리포트와 주식 유튜버들이 추천하는 해외 종목 등을 유심히 볼 시간이 생긴 투자자들은 글로벌 급락장 속에서 과감히 미국 우량기업 주식을 선택했다. 이렇게 해외 주식 투자는 전성시대를 맞았다.
◇주요 증권사 해외 주식 수탁수수료 덩달아 껑충… 고객 모시기 ‘사활’=올해 1분기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을 겪은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수탁수수료’ 항목에서만큼은 모두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279억원, 삼성증권 218억원 순으로 많은 해외 주식 수탁수수료를 거둬들였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101억원, NH투자증권 63억원, KB증권 56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홍콩, 중국 등 해외 주식 시장으로 돌연 눈길을 돌린 국내 투자자들이 폭증한 1분기에 증권사들이 이전부터 공들여 구축한 해외 주식 트레이딩 시스템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대면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율을 대면보다 2배 낮추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차별화한 홍보 노력도 투자 활성화에 일조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나아가 해외 리서치센터 조직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정확한 해외 주식 정보 공급 역량을 다지는 등 해외 주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주식컨설팅팀, 리서치센터, 해외현지법인이 서로 협업해 지난해 총 1158건의 해외주식 관련 한글판 보고서를 발행하며 국내에 버금가는 업계 최고 수준의 해외 주식 투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적인 해외 주식 투자는 해당 국가의 통화를 환전한 후 투자 가능하지만, 환전 없이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 주식 매도 자금으로 해외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등 글로벌시장을 하나의 국가처럼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주식을 담당하는 리서치 조직 인력에 많은 변화를 주고 한글 보고서 발간량을 파격적으로 늘렸다”면서 “현지 탑 티어(Top Tier) 증권사들과 제휴를 맺어 해외 주식 정보를 국내 뉴스보다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개최하지 못했지만 투자 정보에 목말라 하는 고객 대상으로 백화점 문화센터, 서점 등에서 세미나를 진행하며 해외 주식 대중화와 내실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MTS(모바일주식매매시스템) ‘나무’에서 신규 해외 주식 투자자 등 고객 대상으로 올해 연말까지 매매 수수료율 0.09%을 적용하고 95% 환전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글로벌주식영업부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분기 해외 주식 거래금액이 3배 가량 늘었지만, 1분기에 국내 주식 시장이 너무 많이 빠지면서 해외 주식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측면도 있어 같은 장이 앞으로 다시 온다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하반기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니 해외 주식에 대해 충분한 리서치를 한 후 국가별 우량주를 분산 매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KB증권은 “지난 25일부터 ‘M-able(마블)’(MTS)과 ‘H-able(헤이블)’(HTS, PC주식매매시스템)에서 미국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KB증권 관계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미국 시장 거래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한 서비스로, 정규장이 마감한 후에도 일정 시간 동안 거래가 가능한 시간외거래가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매매를 도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

조은비 기자 good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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