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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격 인상 소식에 명품족 우르르···‘오픈런’해도 대기번호 100번

[르포]샤넬 가격 인상 소식에 명품족 우르르···‘오픈런’해도 대기번호 100번

등록 2020.05.13 16:40

수정 2020.05.13 16:59

변상이

  기자

14일 가격 인상 앞두고 ‘샤테크’ 떠오르며 인파 몰려600만원 훌쩍 넘어선 가방 다 팔렸을까 안절부절세 시간 기다려 매장 들어서면 제품 쓸어담기 바빠

사진=뉴스웨이 변상이 기자사진=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에 명품족들이 매장으로 우르르 몰리고 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샤넬이 입점된 주요 백화점에는 오픈 시간에 매장을 향해 뛰어가는 ‘오픈런’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샤넬은 지속적인 가격 인상 방침을 이어오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샤넬을 이용해 재테크를 하는 ‘샤테크’족이 생겨날 정도다. 이번에도 샤넬 가격 인상 소식이 번지자 “조금이라도 쌀 때에 일단 사고보자”는 소비자들이 매장으로 몰려 대기표를 끊고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광경이 펼쳐졌다.

샤넬은 오는 14일 클래식백·보이백 등 일부 인기 핸드백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차례 가격 인상을 실시한 뒤 약 8개월 만이다. 가격 인상 폭은 평균 7~17%까지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제품인 ‘클래식 미디엄 핸드백’ 715만원에서 15%가량 오른 820만원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핸드백 외에 악세서리 등 주요 상품 대부분의 가격도 소폭 오를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에 국내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곧바로 샤넬로 향했다. 오픈 전부터 대기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그야말로 진풍경이 연출됐다. 기자는 13일 강남권 주요 백화점으로 꼽히는 두 곳을 방문해 ‘오픈런’ 현장과 함께 오전 상황을 지켜봤다.

오전 10시 40분경. 압구정 현대백화점 1층에는 샤넬을 찾은 대기 손님으로 가득 찼다. 눈에 띄는 고객만 약 50여 명이 넘었으며 일부 고객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내부 곳곳에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11시도 채 되기 전인 시각. 대기번호는 100번을 훌쩍 넘겼다.

익명의 샤넬 관계자는 “어제보다 대기 고객이 더 많아졌다. 오픈 전부터 90명의 대기고객이 줄을 이었고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예약 걸어놓아도 150명 이상 지나가면 오늘 내로 연락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이 예민한 상황에 많은 고객들로 북적이는 만큼 출입 보안에도 신경 쓰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일부 고객의 동영상·사진 촬영으로 서로 간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도 엿보였다. 고객들의 문의에 대응하는 직원들도 평소보다 분주했다.

이른 시간이지만 어린 자녀와 동반한 부부도 있었다. 비교적 일찍이 제품 구매를 마친 고객 A씨(38세)는 “신랑과 아이랑 아침 6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했다”며 “이른 시간이라 아이를 맡길 곳도 없어서 같이 나왔는데 다행히 순번이 빠르게 돌아와서 원하는 제품 구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웨이 변상이 기자사진=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같은 날 인근 갤러리아명품관도 상황도 비슷했다. 정오를 앞둔 시각, 앞서 방문한 현대백화점보다 대기 순서는 70명 이상이나 많았다. 기자는 대기 순번을 체험해 보기 위해 예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약 11시 10분 기준 현재 대기 순서는 176번째 번호표를 받았다.

오픈런에 성공하지 못한 ‘한발 늦은’ 고객들은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도 있었다. 어제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인 고객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장 직원에게 예약을 문의하거나 대기 상황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며 구매 의욕을 강하게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부부는 “나름 일찍 온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며 “어제보다 한 시간 일찍 왔는데도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아졌다. 예약을 걸긴 했는데 오후 중에 연락이 오면 다행이지만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낙담했다.

한편 한동안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했던 백화점 내부는 모처럼 활기가 돋았다. 고객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백화점 곳곳을 쇼핑하는가 하면 베이커리 코너에서 휴식을 취했다. 샤넬 덕분에 일시적인 매출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백화점 내 베이커리 관계자는 “샤넬 가격 인상 효과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한적했던 백화점이 오픈 전부터 북적였다”며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평일에 이렇게 많은 고객이 몰리니 사람 구경할 수 있는 날이 생겨서 왠지 모르게 기분은 좋았다”고 말했다.

사진=뉴스웨이 변상이 기자사진=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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