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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대우건설 반포3 수주 목매는 이유

[서승범의 건썰]삼성물산·대우건설 반포3 수주 목매는 이유

등록 2020.05.13 14:52

수정 2020.05.13 15:49

서승범

  기자

삼성 향후 주택매출 확보 위한 ‘왕의 귀한’ 공식화 대우 매각시 기업가치 증대·강남권 新랜드마크 구축서울시·서초구청 관리·감독 강화···조합 감사도 실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반포3주구를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가 시공사 선정의 투명성 및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공공지원’ 1호 시범사업장으로 정하고 위반 사항에 날 선 감시를 하는 와중에도 수주전은 오히려 더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반포3주구 수주전에는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불법홍보(OS)요원을 이용하고 홍보대행사를 통해 악의적인 기사를 뿌린다는 것과 삼성물산이 스타조합장을 섭외해 불법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 갖은 의혹들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서초구청은 조합을 통해 양측에 1회 경고 조치(대우/경고·삼성/주의)를 내리기도 했다.

반포3주구 수주전이 과열되고 있는 이유는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와 입지적인 상징성뿐만 아니라 각사의 내부 사정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우선 삼성물산의 경우 오랜만에 정비사업 시장에 등장한 만큼 ‘성공적인 왕의 귀환’ 타이틀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반포3주구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5년 만에 정비사업 시장에 복귀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인기 재건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해내며 재건축 왕좌로 우뚝 섰지만, 2015년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에 밀린 후 정비사업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여기에 주택사업부 축소, 희망퇴직 등으로 주력 인력이 떠남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장에서 ‘래미안’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삼성물상의 입장에서는 반포3주구 수주가 필수불가결하다. 신반포15차를 수주하기는 했지만, 해당 사업은 총공사비 2400억원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아 소위 말하는 ‘큰 판’에서 브랜드파워를 인증해야 향후에도 ‘래미안’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적과도 연결된다. 삼성물산은 건설과 함께 상사·패션·리조트 부문이 함께 있는 소위 ‘한지붕 네가족’으로 이뤄진 회사로 최근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부문의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대장주 건설부문의 매출에 기대야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건설사들의 국내 먹거리 중 큰 비중 차지하는 정비사업 시장에서 앞으로 실적을 기대해야 하는 만큼 반포3주구 수주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매각 건과 연결된다.

현재 KDB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작업을 준비 중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100% 출자해 설립한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운용사로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던 구조조정 회사의 지분을 받아서 밸류업(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과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 이런 KDB인베스트먼트가 받아온 1호 자산이 대우건설이다.

건설사들이 기업가치 평가를 받을 때 수주잔고가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우건설 입장에서 반포3주구는 놓칠 수 없는 사업장이다.

특히 기업 평가 때 신규 사업장은 수익률이 비교적 높게 계상되는 만큼 수주 시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반포3구역 조합에 사업비 7800억원에 대해 연 0.9%의 낮은 금리로 제공하고, 해당 금리로 조달하기 어려우면 회사 측에서 이자율 차액을 보전할 것을 약속하는 등 금융 부담을 안고도 반포3주구를 수주하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로 보인다.

여기에 향후 쏟아질 강남 정비사업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반포3주구 수주가 대우건설에 중요하다.이미 반포써밋, 한남더힐 등 한강변 대표 리딩 단지들을 건설한 이력이 있음에도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이 강남권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다.

지난해 11월경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홈페이지를 통해 수도권 거주자 937명을 대상으로 상위 41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우건설의 ‘써밋’은 13위를 기록했다. 최근 10대 건설사에 이름을 올린 호반건설의 ‘써밋’보다도 뒷순위다.

강남3구에서 아파트 브랜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 순위에서도 대우건설은 11위를 기록했다. 다만 일반 브랜드인 ‘푸르지오’는 각각 설문에서 5위, 6위를 기록했다.

때문에 향후 쏟아질 강남권 정비사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우건설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김형 사장은 13일 반포3주구 조합을 방문해 “한남더힐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최고의 주거 명작으로 선보이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와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청은 반포3주구 수주전에서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기존 서초구청 직원 2명씩 교대로 근무했던 검사반 인원도 늘렸으며 서울시와 합동으로 조합 감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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