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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판으로 갔던 ‘미다스의 손’ 김형진, 유진證 지분 매입 왜?

[He is]통신판으로 갔던 ‘미다스의 손’ 김형진, 유진證 지분 매입 왜?

등록 2020.04.29 14:54

천진영

  기자

‘투자 귀재’ 김형진 회장, 증권사 CEO 이력김 회장 이끄는 세종텔레콤, 유진증권 2대 주주 올라유진그룹 등 오너 지분율 낮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의 조지 소로스, 채권의 귀재, 증권가 미다스의 손, 재계 악바리···.

IMF 외환위기 시절 채권업자에서 증권사 CEO로 데뷔하며 자본시장 스타로, 이후 중견 통신업체 수장으로 변신을 거듭한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 이야기다. 김 회장이 이끄는 세종텔레콤이 유진그룹의 금융 계열사 유진투자증권 지분 획득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지난 23일 유진투자증권 주식 557주를 장내매수해 5.75%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 16일 지분율 5%를 넘기며 처음으로 공시 의무가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4차례에 걸쳐 유진투자증권 주식 66만3000주를 추가 매집했다.

세종텔레콤이 지분 보유목적과 관련 “경영참가 목적이 없는 단순투자”라고 밝혔지만 증권가의 해석은 다르다. 김 회장이 과거 동아증권(NH투자증권 전신)을 인수해 세종증권을 설립한 입지전적 인물인만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유진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유진기업으로 지분 27.25%를 소유하고 있다. 유창수 대표이사(0.89%)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까지 모두 합하면 29.02%다. 사실상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지 않은 만큼 세종텔레콤의 등장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코스닥 상장기업 세종텔레콤과 비상장사 세종, 디엠씨씨매니지먼트, 에이프릴컴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종텔레콤의 최대주주는 세종으로 32.23%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은 김 회장 외 특수관계인(85.85%)이 지배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증권사 지분 매입 배경에 김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58년생인 김 회장은 IMF 시절 세종증권의 전신인 동아증권을 인수하면서 명동 채권중개업자에서 증권사 CEO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인수 당해인 1998년 말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단기간에 가장 많은 돈을 번 인물이자 자본시장 스타로 떠오르며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은 중학교를 마친 후 상경, 사법서사 사무소 등을 거치면서 채권을 독학한 후 1980년대 초 서울 명동 사채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1982년 홍승기업을 설립해 국공채 중개업으로 채권시장의 생리를 터득한 후 큰 돈을 벌었다. 1992년에는 수십억원대의 주식 투자로 큰 실패를 경험했지만, 금융실명제 실시와 전환사채 같은 신상품 등장을 계기로 채권시장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김 회장은 1996년 홍승파이낸스 설립을 통해 제도권 금융시장에 본격 진입했으며, 외환위기를 기회로 회사채 거래 등으로 단기간에 500억원의 돈을 벌기도 했다.

김 회장은 기업가의 길을 선택한 지 16년째 되던 1998년, 동아증권을 인수하면서 승부사 기질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부도위기에 몰려던 동아증권 주식을 당시 주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27억3000만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세종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뒤 단박에 업계 10위권 증권사로 회사를 키웠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도입으로 수수료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추고 고객들에게 고가의 이동단말기를 무료로 나눠주는 등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이 같은 경영 전략으로 김 회장은 인수 당시 70억원의 자본잠식회사를 1년 만에 1700억원대 회사로 변모시켰다.

김 회장은 2005년말 약 1103억원에 세종증권을 농협중앙회에 넘겼다. 세종증권 인수 당시 가격을 제하더라도 최소 수백억원의 여유 자금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가 인수한 세종증권은 NH농협증권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이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세종증권 매각 후 세종캐피탈에 집중했던 김 회장은 2007년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법정관리 중인 통신회사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EPN)을 740억원에 사들였다. 2011년에는 온세텔레콤을 인수해 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주춧돌을 세웠으며, 지난 2015년 세종텔레콤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세종텔레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늘었으며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전년(1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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