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3조원 자구안 마련···계열사 매각에 쏠린 눈

최종수정 2020-04-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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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퓨얼셀·건설 등 자회사 처분만 2조 전망
(주)두산 사업부 매각, 두산重 유증 등 1조 유동성 예상
채권단과 조율한 자구안···2.4조 대출 폭 감안해 결정한 듯

금융권에선 올해 말 만기 도래하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4조2000억원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지주회사 두산이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및 비상장회사들이 두산중공업 정상화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그룹이 경영난에 빠진 두산중공업을 지원하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확정해 27일 채권단에 전달했다.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최종안으로 결정한 자구계획에는 자산 매각, 제반 비용 축소,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등이 포함됐다.

시장에선 그룹 계열사 매각에만 최소 2조원가량 확보하고 나머지는 (주)두산 사업부 매각과 유상증자 참여, 두산중공업 인력 조정에 따른 고정비 절감 등의 방안을 확정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관심이 커지는 대목은 자산 매각 카드다. 이미 (주)두산에서 지난해 10월 분사된 두산솔루스가 국내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을 상대로 공개 매각에 나섰다. 인적분할로 출범한 두산퓨얼셀도 두산 측이 사업 시너지 상쇄 등을 감안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약 1조원, 시장이 추정하는 기업 가치는 1조5000억원 선이다. 두산그룹이 경영권을 포함해 오너가 지분 61% 전량 처분하는 매각을 진행 중이어서 매각가는 8000억~9000억원 가량 추산된다. 두산퓨얼셀(시총 약 4100억원)은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이 두산솔루스와 같은 61%로 시총을 감안하면 적어도 3000억원가량이 매각가로 거론된다.

두산건설은 건설업계에서 두산이 매각에 나설 경우 5000억원 안팎에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업황이 좋지 않은 시기여서 두산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을지 의문이고 5000억원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산메카텍은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보다 좀 더 높은 가격에 두산 측이 팔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3조원어치의 재구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세부 내용이 없는 것으로 봐선 구체적인 것은 두산그룹에서 아직 결정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구안 규모는 두산그룹이 어느 정도의 자구안을 마련하면 국책은행이 추가 지원을 안해도 되는지 양측이 조율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두산중공업 지원에 활용하게 될 자산의 최종 매각까지는 하반기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자산 매각 부담 등을 고려하면 유상증자로 적어도 4000억~5000억원은 마련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금화 할 수 있는 대상은 매각을 저울질하겠다고 밝힌 만큼,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진 이후에 자산 매각이 뒤늦게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정원 회장을 포함한 두산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에 출자하는 한편, 배당과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하기로 했다. 오너 일가의 고통 분담에서 발생되는 금액도 1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가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만 500억원 가량을 챙겼다.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이 받은 작년 보수는 110억원이다.

올해 말 만기 도래하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4조2000억원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미 두산그룹에 마이너스 통장 형태의 한도 대출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이날 두산 측은 채권단이 요구한 최종자구안 수용에 합의해 8000억원을 추가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8000억원을 추가로 수혈받으면 국책은행의 대출 지원금은 2조4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확정한 최종 자구안의 내용은 자산 매각 일정 등을 고려해 외부로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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