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대출’에 숨통 트인 증권사들···“한 고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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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사상 첫 증권사에 한시적 직접 대출
시장 및 한도 소진 고려해 연장·증액 결정
증권가 ‘환영’···“단기 유동성 안전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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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 돌렸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증권사에 대한 직접 대출 계획을 밝히자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증권업계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10조원 규모의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를 통해 업계 유동성 리스크 해소 및 단기자금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전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은행과 증권·보험사에 최대 10조원을 대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10조원 한도 내에서 운용하되 금융시장 상황과 한도 소진 상황 등을 고려해 연장 및 증액 여부는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등으로 일반기업, 은행 및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이 크게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장치 성격”이라며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새 대출 제도는 오는 5월 4일부터 3개월동안 실시된다. 최장 한도는 6개월이다. 대출금리는 비슷한 만기(182일)의 통화안정증권 금리에 0.85%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지난 14일 기준 연 1.54%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증권사는 ▲한은 증권단순매매 대상기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기관 ▲국채전문딜러(PD) 등 국내 15개 증권사와 한국증권금융 등 16개사다. 담보는 이들이 보유한 잔존만기 5년 이내의 우량(AA-등급 이상) 회사채다.

한은이 은행이 아닌 일반 증권사를 상대로 대출을 해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12월 한은이 한은법 제80조를 발동했을 당시엔 공적 역할을 맡은 한국증권금융(2조원)과 신용관리기금(1조원)에 간접 지원하는 우회 경로를 택했다.

또 한은이 대출을 담보로 회사채를 받아주는 것 역시 처음이다. 한은은 은행에 대한 대출에도 국채와 정부보증채,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저당증권(MBS) 등만 담보로 인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대출로 유동성 관련 우려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선 파생결합상품 마진콜 사태 이후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됐고 부동산PF 채무보증 익스포져 등 유동성 리스크가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정책 시행으로 대출 경로가 늘어나며 단기 유동성의 안전판이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출 대상에 보험사가 포함되기는 했으나 주 대상은 증권사가 될 전망”이라며 “보험업계는 대출 대상이 한은과 당좌거래 약정을 체결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보험사로 제한됐고, 무엇보다 이번 대출은 만기 6개월 이내로 장기 대출이 아닌 단기 유동성 공급 측면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한은이 민간기업 발행 회사채를 담보로 증권사에 즉시 대출해줌으로써 금융기관의 자금수급사정 개선과 유동성 리스크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연장 및 증액 가능성도 존재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대출이 확정되면 유동성 관련 불확실성은 해소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단기 자금시장 경색 부담이 공존하는 가운데 주식시장 유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 증권업종에 대해선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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