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2순위 두산건설?···손사래 치는 정창선?

최종수정 2020-04-17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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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두산, 솔루스 우선 매각 할듯
시간 번 두산건설 매각 속도 조절론
유력 인수후보 중흥 “검토 단계아냐”
정회장 의지 강해···딜 성사여지 주목

“3년 안에 4조 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3년 내 대기업을 인수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지난 1월 21일 기자 간담회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로 자회사인 두산건설 매각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두산건설 유력 인수 후보자로 중흥건설이 거론되며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영난으로 급전이 필요한 두산중공업이 매각에 속도를 붙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매각 후순위로 밀려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에서 예비 원매자에 이름이 오른 중흥건설마저 손사래 치고 있어서다.
다만 두산중공업이 연내엔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 등이 진정되면 중흥그룹측도 태도가 달라지는 등 지방 중견건설과의 매각딜이 성사될 여지도 배제할 순 없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아직 두산건설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너무 큰 덩치, 높은 부채비율, 두산그룹이 최근 10년 사이 2조 원 이상을 투입했는데도 여전히 순손실을 보고 있는 점 등으로 매각 실효성에도 위문부호가 달리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두산건설 매각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얘기부터 우량 자회사인 두산 솔루스를 먼저 팔아치울 것이란 관측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도 핵심 자회사 매각, 두산 오너가의 사재 출연, 유상증자, 두산중공업과 인프라코어·밥캣 분리 등의 내용을 먼저 담아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의 협상 등으로 두산 솔루스의 매각가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두산건설 매각에 필요한 시간을 더 벌었다는 평가가 많다.

두산건설 매각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하반기로 밀리는 등 더뎌질 수 있다는 분석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예비 원매자측 태도도 비슷하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장에서 유력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는 호남을 기반으로하는 중흥건설이 대표적이다.

이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지난 1월 대형건설 인수합병(M&A) 등으로 굴지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공언하며 한때 대우건설의 잠재적 매수자로 거론된 바 있지만, 최근엔 태도가 달라졌다.

중흥건설측은 “(두산건설이나 대우건설 인수설은) 현재 검토중인 부분이 없다.아직 때도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실제 최근 주택, 건설경기 침체와 함께 코로나19사태가 정창선 회장의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 회장이 M&A를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일단 실탄이 충분하다.

핵심 주력사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자금 여력을 합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00억원, 유동자산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중흥그룹은 현재 보유한 8000억원대의 현금과 평택과 서산 도시개발 사업으로 내년 말까지 2조7000억원 정도를 더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본인 스스로도 4조원에 이르는 실탄으로 해외는 물론 국내사업도 가능한 대기업을 인수하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푸르지오라는 전국구 브랜드와 해외사업에 욕심을 낸다면 대우건설을, 두산위브라는 주택사업과 토목 등 포트폴리오 강화에 방점을 찍는다면 두산건설을 탐낼 수 있다.

중흥건설그룹은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 9조5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37위에 올라 있는데 대우건설(자산규모 9조6000억원)을 품을 경우 단숨에 대기업 집단순위 20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중흥그룹이 두산건설을 인수할 경우 정 회장이 피력한 재계 서열 20위권이 가능하다.

두산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2조3295억원이다. 여기에 중흥건설의 자산규모인 9조5000억원을 더하면 자산규모는 11조8000억원 가량으로 불어난다. 이는 지난해 기준 재계 순위 27위에 올라있는 교보생명보험(11조7000억원)을 넘어선 자산규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창선 회장의 M&A 행보는 사실상 이미 예고가 되어 있는 것이다. 물건과 시기판단의 문제만 남아 있다는 의미다. 두산건설도 한때 10대건설 반열이 있던 굴지의 건설사다. 대우건설과 함께 정 회장이 눈여겨 기업 후보에 올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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