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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위기인데···오너가 고배당 ‘눈살’

두산그룹 위기인데···오너가 고배당 ‘눈살’

등록 2020.04.14 15:24

수정 2020.04.15 16:26

김정훈

  기자

오너가 32명 등 3년간 배당금 1600억박정원 회장 204억·박지원 부회장 140억 채권단 “대주주 고통 분담해야”···자구안 관심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두산 오너가 32명 등이 지난 3년간 그룹 지주회사로부터 16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경영난에 빠진 두산중공업 정상화 과정에서 두산 대주주의 배당금이 주목받고 있는 시점이다.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두산 오너가 32명 등이 지난 3년간 그룹 지주회사로부터 16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경영난에 빠진 두산중공업 정상화 과정에서 두산 대주주의 배당금이 주목받고 있는 시점이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 속에 두산그룹 대주주의 배당 이익이 지난 3년간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이 4조9000억원 규모로 불어나며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오너 일가는 지분이 많은 그룹 지주회사 (주)두산을 통해 상당한 사적 이익을 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박정원 회장, 박지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 32명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4.64%(955만9559주)에 달한다. 보통주 47.24%(780만5623주), 우선주 35.87%(175만3936%)다.

지난해 두산의 현금 배당금 총액은 999억6900만원으로 이중 오너 일가 등이 가져간 배당금은 49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오너 일가는 각각 576억원, 585억원의 배당 이익을 취득했다. 특수관계인에는 두산연강재단, 동대문미래재단 등이 있다.

오너가 중 두산 지분 7.41%(보통주, 우선주 0.41%)를 보유한 ‘두산 4세’ 박정원 두산 회장은 지난 3년간 배당 소득은 204억원이다. 박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 부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은 지분 4.94%(보통주) 등에 해당하는 140억원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두산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박정원 회장은 지난해 급여와 상여 등 30억9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보수 외에 지난해 배당 소득(약 64억7000만원)까지 포함하면 한해 95억원을 벌었다. 두산중공업 최고경영자(CEO)인 박지원 부회장은 회사의 어려운 경영 사정을 감안해 상여금 없이 급여만 15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배당금까지 합치면 63억원을 받았다.

두산그룹은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된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은 오너 일가가 지분 44.64%를 보유하고 있고 중간 지주사인 두산중공업은 두산이 지분 34.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산중공업 아래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중공업이 36.27% 지분을 들고 지배하고 있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1.05%를 갖고 있다.

이같은 사업 구조여서 오너가 지분이 많은 두산에 배당금이 집중돼 있다. 현재 배당이 지급되는 상장사는 두산(주당 5200원)과 두산밥캣(주당 1200원), 오리콤(주당 220원) 3곳뿐이다.

문제는 두산 측이 두산중공업 회생을 위해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해 실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오너 일가의 고배당은 외부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조정(희망퇴직), 급여 반납, 순환 휴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노사는 유휴 인력을 대상으로 휴업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두산그룹 전 계열사 임원은 급여 30% 반납하며 두산중공업 정상화에 동참했다. 두산중공업은 부사장 이상 50%, 전무 40%, 상무 30%의 급여를 반납하는데 합의하는 등 임직원의 고통 분담이 진행 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최후의 보루인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단계에 와 있는 것”이라면서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 회사 지분을 모두 빼앗길 수 있는 만큼, 오너가 희생과 책임을 지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주지 않으면 금융권에 돈을 빌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전달했다. 채권단과 두산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 뒤 외부로 발표할 예정이다.

재계는 자구안에 오너 지분이 많은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매각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와 지배구조 개편,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솔루스 매각은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가격 협상이 결렬돼 인수에 관심 보이는 새로운 곳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채권단은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자구안이 나오지 않으면 추가 대출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이 솔루스와 함께 시장에서 조기 매각 카드로 거론되는 두산건설, 두산매카텍 등 팔 수 있는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올해 말 만기 도래하는 4조2000억원의 차입금을 빠른 시일 내 갚는 데는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한다.

두산그룹은 자구안을 채권단에 전달하면서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고,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두산 측이 채권단과 자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두산인프라코어 등 우량회사 직원들도 향후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은 자구안을 확정하기 전까지 자산 매각 등의 내용이 바깥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비밀리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대주주 고통분담 차원의 자구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했으니 자구안에 오너가 사재 출연 등의 내용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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