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제2의 한진칼?]“우리는 한진칼과 다르다”

최종수정 2020-04-0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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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기타법인 대림 지분 5% 매입
작년 1조클럽 최대실적에 사업재편도
내심으론 한진과 결이 다르다 자신감

대림산업 사옥 전경. 사진=대림산업 제공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추측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기타법인을) 특정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대림산업 IR 관계자)

“우리는 3자연합(반도건설·조현아·KCGI)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한진칼과 다르다. (이해욱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데다 형제간 지분이 쪼개진 상황도 아니다. 가족간 경영권 다툼 자체가 없다. 지난해 실적이 좋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방침도 최대한 따르고 있다. 혹여 경영권을 노리더라도 방어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대림그룹 관계자)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기타법인이 대림산업의 지분(900여억원)을 5% 가까이 매집하며 대림산업이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경영권엔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대림산업이 여전히 배당보다 투자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긴하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실적이 증명되면서 경영진을 흔들만한 카드가 없다. 이 때문에 자회사인 삼호와 고려개발 합병을 비롯해 유화부문 특화 등 사업구조 개편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게 대림 측의 주된 시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기타법인이 지난달부터 한 달간 942억원어치 대림산업 주식을 순매수했다.

약 158만 주에 해당하는 것(전체발행 주식은 3480만주)으로, 지분율로 따지면 4.5%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한진칼과 비슷한 경영권 분쟁 이슈가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9년말 기준 대림산업의 오너가인 이해욱 회장 측 지분은 23.16%다. 뒤이어 국민연금이 12.79%의 지분을 갖고 있고, 소액 주주 비중은 60.83%에 이른다.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대림산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IR팀을 중심으로 지분을 모으는 기타법인 매력세력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등 경계를 강화하는 상황.

그러나 아직까지는 실체를 특정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내심으론 한진칼과 같은 경영권 분쟁은 벌어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가족들간 분쟁의 여지가 사실상 없다. 대림 3세들 중 이해욱 회장외에 형제들이 있지만 그룹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일부 그룹 관련 지부을 갖고 있지만 미미하다.

이해욱 회장 본인이 올해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점도 오너와 경영진을 흔들 카드를 무디게 하고 있다. 서로 경영권을 갖겠다고 나선 한진칼 오너 가족들과는 결이 다르다.

2018년 그룹 순환출자 고리도 모두해소 하는 등 정부정책에도 최대한 순응하고 있다.

실적도 좋다. 대림산업은 주택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호조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1301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어간 건설사는 대림산업이 유일하다. 영업이익률도 11.4%를 기록해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100.9%로 크게 낮다.

다만 일부에선 지방의 중견 건설사가 나섰다는 소문부터 KCGI가 아닌 또다른 행동주의 펀드가 대림산업을 타깃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매입 목적이 경영권 분쟁인지 단순 투자인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매입 시 기타법인을 통해 매입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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