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남매戰, 조원태 우선 ‘승’···장기전 땐 3자 연합 우세

최종수정 2020-03-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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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의결권 금지···3월 주총 지분차 5% 이상
연합 측, 임시주총 등 장기전 선언하며 공격 매입
조 회장, 델타 외 대안 부족···3%P 가량 밀린 형국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오너 3세들 간 ‘남매의 난’이 우선 조원태 회장 측 승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의결권이 제한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3자 연합은 장기전을 공식화하며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임시 주총은 물론, 나아가 내년 주총까지 대비하며 한진칼 지분율을 45% 넘게 확보했다.

◇3자 연합, 27일 주총서 짙어진 패색=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반도건설이 제기한 ‘한진칼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소송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반도건설이 허위공시를 했다고 봤고, 지난해 말 기준 의결권을 가진 지분 8.2% 중 5%에 대해서만 투표권을 허용했다.
또 KCGI가 제기한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 보유 지분 3.8%에 대한 ‘의결권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도 조 회장 손을 들어줬다. 자가보험 등이 조 회장 특수관계인과 공동보유자에 해당한다는 KCGI 측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3자 연합은 3.2%에 달하는 의결권을 상실했고,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패색이 짙어졌다. 조 전 부사장(6.49%)와 KCGI(17.29%), 반도건설은 총 28.78%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2.2%)와 3자 연합을 지지하기로 한 소액주주 연대(1.5%)까지 끌어모아도 총 지분율은 32.48%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는 강성부 KCGI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 회장 측은 38%에 육박하는 우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회장 본인(6.52%)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특별관계자 지분 총합은 22.45%다. 여기에 델타항공(10.00%)과 카카오(1.00%), 대한항공 자가보험 등을 모두 더하면 37.25%다. 3자 연합 측과의 지분차는 4.77%포인트다.

조 회장의 잠재적 백기사로 추정되는 한일시멘트(0.39%), GS칼텍스(0.25%), 경동제약(0.02%)까지 포함하면 양측간 지분차는 5.43%포인트까지 벌어진다.

국민연금은 아직까지 어느 편에 설 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24일에 이어 26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찬반 안건에 대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2.9%)이 조 회장 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와 ISS 등이 한진칼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에 찬성 권고를 한 만큼, 이 기조를 따를 것이란 관측이다.

만약 국민연금이 3자 연합 편에 서더라도, 조 회장 측이 2.53%포인트 앞서게 된다. 사실상 판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다.

◇공격적 지분 매입으로 장기전 돌입…조 회장보다 우세=3자 연합은 의결권 관련 소송에서 일제히 기각 판결을 받은 직후 장기전 의지를 공표했다. 3월 주총 패배를 에돌려 인정하면서도, “임시 주총은 생각하지 않는다”던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

3자 연합은 24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번 주총은 물론 향후 주총 이후에도 끝까지 한진그룹의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주총’은 3월 이후 벌어진 임시 주총 등을 직접적으로 가리킨 것이다. 긴 호흡을 유지하겠다는 부분도 단기성 분쟁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3자 연합은 올 들어 한진칼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날 기준 3자 연합 측 지분율은 45.84%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 산하 유한회사 헬레나홀딩스는 24일 한진칼 주식 3만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단가는 5만9113원으로, 약 21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KCGI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대비 1.46%포인트 증가한 18.75%다.

반도건설 계열사인 한영개발과 대호개발은 이달 19일부터 24일까지 각각 83만5000주, 31만9000주를 사들였다. 추가 주식수는 115만4000주, 투입 금액은 537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총 지분율은 16.90%로 늘었다.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이 기존 10.00%에서 14.90%로 지분을 확대한 점 외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 델타항공 추가 매수에 따른 우호 지분은 42.81%다.

양 측간 지분차는 현재 3.03%포인트로, 3자 연합이 우세한 형국이다.

특히 3자 연합의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이 점처진다. 반도건설의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절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주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00억원대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이 중 일부를 지분 매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조 회장 측은 당장 지분을 늘릴 방안이 없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재산 상속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 납부 의무를 안고 있다. 새롭게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경제 전반에 경기침체와 불황이 시작되면서 백기사들의 지분 확대를 예단하기도 힘들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는 승기를 거머쥐더라도, 경영권 위협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며 “향후 승패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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