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돈맥경화]사상최대 실적 증권주에 무슨 일이···유동성 문제?

최종수정 2020-03-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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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발로 유동성 위기, 자금 경색 나타나
증권사들 대규모 마진콜 발생, 주가 급락
코로나로 기업 자금 조달·대출 등 밀려
‘돈장사’하는 증권주, 실적 타격 우려감
주력 수입원 IB분야도 사실상 중단 여파
DLF와 라임사태 등도 아직 ‘현재진행형’

증권주들이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바닥을 뚫고 있다. 코로나19(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증권주 역시 실적 둔화 우려감이 겹치고 있는 와중에 단기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업계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집행, 대출 등 의사결정이 밀릴 여지가 있는데, 이는 ‘돈장사’하는 증권주 입장에서는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최근 대부분의 자금들은 국고채 등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기업의 자금줄이 막혀 회사채 시장에도 ‘한파’가 찾아온 모습이다.

일단 증권사들이 줄줄이 찍어 놓은 주가연계증권(ELS) 발 유동성 위기가 당장 시급한 모습이다. 최근 ELS은 주가와 유가 폭락에 1조5천억원이 넘는 금액이 이미 ‘원금손실 구간’에 처해있는데, 증권사들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ELS에 헤지(위험회피)를 걸어놓았다.
그럼에도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대규모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통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대형 증권사마저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증권주들마저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모습이다.

유동성 위기설에 증권주들도 요동치고 있다. 실제 증권주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며 전날 같은 경우에는 줄줄이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또 그간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자리잡았던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에 대한 손실 우려로 관련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점도 증권사 입장에서는 악재로 꼽히고 있다.

24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연초 7만1600원에서 이날 현재 3만2000원까지 55%나 급락했다. NH투자증권은 연초 1만2500원 대비 전일 종가 6310원까지 49.5%나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연초 7450원에서 3865원까지 48% 떨어졌고, 같은 기간 메리츠종금증권도 3745원에서 2245원까지 40%나 감소했다.

특히 ELS 등 파생상품에 대한 추가 증거금 부담 우려가 증권주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ELS 자체헷지를 하는 증권사의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대한 우려가 비합리적으로 작동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는 말이다.

또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수조원 규모의 마진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파생결합증권은 상품 운용 과정에서 선물·옵션 등을 이용하는데, 선물·옵션 가격이 급락하자 추가 증거금 납부 부담이 커진 탓이다.

실제 증권사들이 ELS 운용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체 헤지 목적으로 사들인 해외 파생상품에서 추가 증거금 요구가 하루 최대 1조원 넘게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증권사들은 기업어음(CP)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전자단기사채 등을 마구 찍어내 파는 방식으로 급히 현금화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미래에셋대우 경우에는 올초 3조원 수준이던 CP 잔액을 이달 들어 4조3000억원대까지 늘렸으며 삼성증권 역시 최근 3월에만 CP를 1조3000억원어치 넘게 발행했다.

이날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 관련 자산의 평가손실 우려, 그리고 ELS·DLS 운용손실 우려가 반영됐다”라며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면서 ELS·DLS 운용에 있어 수반되는 증거금 부담 확대, 이로 인한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까지 더해지며 증권업종은 큰 폭의 약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 급락으로 증권사들의 ELS 운용손익 악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헤지비용 증가로 인해 2~3분기 ELS 관련 운용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작년 6월부터 승승장구하던 증권주는 하반기 들어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당시 DLF와 라임 사태, 부동산PF 규제 강화 등 대외 요인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에 작년 말부터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6개 증권사가 거둔 순이익은 4조9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7437억원(17.8%)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증권주를 또다시 끌어내리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여파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주춤하는 등 증권업종을 들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업종의 주가 하락은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코로나19가 확산해 투자심리가 위축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증권업종의 실적둔화에 대한 우려감 역시 불거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주식중개(브로커리지) 등의 비중을 크게 줄이는 대신 IB 분야로 무게추를 옮겨가는 추세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IB 분야가 사실상 중단되고 증권사에는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온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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