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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도산 위기 여행업계···불안한 직원들 “계속 일할 수 있나요”

줄도산 위기 여행업계···불안한 직원들 “계속 일할 수 있나요”

등록 2020.03.16 15:16

변상이

  기자

4월까지 주3일제 근무 월급 평균 15~20% 삭감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직원 경제적 타격 현실화중소·영세 여행사 줄도산에 갈 곳 잃은 직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신혼부부 패키지 3월 예약 팀 0명이에요. 4~5월 건도 계속 취소 중에 있어요. 비행기 운행 자체가 막히다 보니 대통령이 나서도 해결하지 못하네요.” -하나투어 직원-

“평균 1만건의 예약 건수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 총 600건 정도로 이마저도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근무 10년차에 이런 적은 처음이네요.” -모두투어 직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여행업체의 줄도산이 현실화 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여행사들은 사상 이래 첫 주 3일제 도입·무급휴가 등을 도입해 위기 타개에 나섰지만 예약 취소율이 90%에 육박하며 초비상 사태를 직면했다. 좀처럼 경영정상화 궤도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1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아웃바운드 지역인 일본·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예약률은 최대 80~90% 이상 감소했다. 취소율 역시 지난달 50%에 육박했으며 이달 말에는 80%에 가까울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국내 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달 상품 모객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84.8%, 77% 감소했다. 또한 코로나 발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여행 상품 예약 취소로 인한 국내 12개 아웃바운드 여행사의 피해 규모는 5000억원 이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 여행업계는 주3일 근무제·무급 휴가로 위기 타개에 나섰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이마저도 버티기 힘들게 됐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된 주3일 현장 근무제는 현재 완전한 재택근무로 변경됐으며, 사무실 출근은 직원 자율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3일 제도는 4월까지 예정됐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유럽·미국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는 직원들의 정상 근무화가 언제 가동될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른 평사원을 비롯한 대리급 직원들의 경제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3일 근무 체제로 직원 월급이 20%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주 3일 근무제 시작한지 한달이 지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인바인드 아웃바이드 여행 예약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특히 신혼부부(허니문) 전문 패키지 부서의 일감은 제로에 가깝다”며 “우선 4월까지 주 3일 근무가 공지됐지만 향후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행업계 연봉이 높은 것도 아닌데 이대로라면 경제적으로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내부에서는 평직원들의 일자리 보존에 대한 우려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월급 삭감이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삭감률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모두투어 익명의 한 직원은 “여행사에 몸 담은 직원으로서 업계 위기를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다. 이대로라면 월급 삭감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이제 막 여행업계에 발을 내딛은 신입사원의 경우 당장 업종을 바꾸려고 해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향후 코로나19가 진정된다 해도 여행업계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휘청거리는 상황에 중소 여행사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한 달 만에 문을 닫은 영세·중소여행사는 70곳 이상에 이른다. 현재 폐업절차를 밟고 있는 여행사도 약 50여개에 이른다. 2월 첫째 주만 해도 코로나19가 소강기에 접어드는 모양새라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모두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설 연휴 이후인 셋째 주 들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심리 위축과 함께, 한국인의 입국금지·한국 방문 자제 등 후속 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늘면서 관광 수요는 제로에 가깝게 됐다.

실제 외교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는 36개국, 입국절차와 검역을 강화한 지역은 43곳이다. 아울러 미국 등 상당수 국가가 자국민들에게 한국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 일평균 20만명에 달하던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현재는 10만명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서울 시내 중소 여행사 대표는 “15년 가까이 여행사를 이끌어왔지만 폐업이 남 일 같지 않다”며 “이미 주변엔 아예 업종 전환에 나선 동료들도 있고 지금으로선 우리 회사도 정부의 도움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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