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에 은행·증권주 ‘날벼락’···신한지주·대신證 15%↓

최종수정 2020-02-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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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신한지주·대신증권 나란히 52주 신저가
검찰 수사·투자자 소송···신용등급 강등 예고
증권가 “불확실성 확대, 반등 쉽지 않을 것”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관련 은행·증권사들의 주가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라임의 일부 사모펀드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졌다는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업계 전반의 신용도 하락 및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일제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낸 신한지주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3만645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5% 가까이 내린 신한지주는 지난해 5월 기록한 52주 최고가(4만8000원) 대비 24.06% 내렸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불완전판매 의혹이 가장 크게 불거진 대신증권도 올해 들어 주가가 15.48% 하락했다. 지난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대신증권은 라임 관련 은행·증권주 가운데 주가 하락률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도 올 들어 주가가 각각 11.40%, 10.31% 내리며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새해 첫 날 기록한 3만5950원에서 7.37% 하락한 3만3300원에 전날 거래를 마쳤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1조2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이 1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던 지난 2018년 순이익(10조4850억원)보다 5.2% 가량 증가한 수치다.
1·2위 실적을 올린 신한·KB금융은 각각 3조4035억원, 3조3118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하나금융은 2조4084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1조9041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에 따른 회계상의 순이익 감소분(1344억원)을 더하면 우리은행 시절을 포함해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역시 오름세를 탈 것으로 기대했지만, 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향후 영업 활동에도 비상이 걸렸다. 라임과 관련된 금융당국의 징계와 배상 규모, 검찰 수사 결과 등이 발표되면 직·간접적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라임자산운용 본사 사무실과 신한금융투자 등 관련 금융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규모 손실이 확인되고 펀드 운용 과정의 불법행위가 드러난 만큼 투자자들의 법적 대응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한,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면서 일부 금융사들의 신용등급 하락도 예고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라임 펀드 판매사 중 신한금투와 대신증권을 모니터링 대상에 올리고, 정밀 모니터링을 진행해 그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나신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감독당국과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펀드 판매사로서의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경우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의 확대를 추진하는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신평은 “증권사 수익 창출력 근원이 소비자의 신뢰임을 고려하면 신뢰도가 하락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평판이 저하되면 현재 높은 수익성을 보이더라도 중기적으로 사업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에 대해서는 “은행이 연간 창출 가능한 이익 규모와 자본 규모를 고려하면 이번 라임자산운용 관련 우발적인 손실이 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라임펀드 관련 은행 예상 손실액은 가정에 따라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은행 전체적으로 약 1000~2700억원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신한지주를 제외한 여타 은행들의 손실 폭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경우 라임펀드 판매 잔액 자체가 많은데다 무역금융펀드에 TRS를 제공한 신한금투 익스포져에 대한 선순위 회수 가능 여부에 따라 예상 손실 폭이 상당히 커질 수도 있다”며 “신한금투가 TRS를 선순위로 회수하지 못하게 될 경우 신한지주의 예상손실액은 2000억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TRS는 계약상으로 선순위 회수가 가능하지만, 감독당국은 신한금투가 라임자산의 부실은폐·사기혐의를 인지하고도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므로 판매사들이 TRS 계약 증권사에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법적분쟁이 가속화되면서 선순위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라임 사태로 타격을 입은 은행·증권주가 당분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1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1분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라임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이 축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실사 결과가 이제 막 나왔기 때문에 투자자가 판매사를 상대로, 판매사는 운용사를 상대로 법정 소송이 시작될 것”이라며 “당국의 분쟁 조정 절차가 시작되면서 라임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증권업종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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