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 임기 1년, 임원 인사권 장악’···손태승, 우리금융 지배력 강화

최종수정 2020-02-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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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내정자에 ‘1년 임기’ 통보
계열사 임원 인사는 회장 거쳐야
손태승 그룹 장악력 높이기 포석
회장 권한 집중에 부작용 우려도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금융그룹이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 또 자회사 임원 인사에 대해선 CEO가 최소 3일 전에 지주 회장과 협의하도록 내부 규정을 구체화했다. ‘2기 경영체제’를 준비 중인 손태승 회장의 장악력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외부에서는 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13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행장으로 내정된 권광석 후보에게 1년의 임기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권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부터 1년간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이는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은행이 어수선해졌으니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라는 취지라는 게 우리금융 측 입장이다. 손태승 회장 역시 지주 회장으로 처음 선임됐을 땐 임기가 1년에 불과했지만 이후 성과를 내 재신임(3년)을 받았다는 논리다.
별개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그룹 임원인사 규정도 바꿨다. 변경된 규정은 각사 대표가 임원 인사안을 시행 3일 전에 지주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과거엔 임추위로부터 선임된 각 회사 CEO가 절대적인 인사권을 쥐고 있었다면 이제 그 권한이 지주 회장으로 넘어간 셈이다.

우리금융 안에 나타난 두 가지 변화는 회장과 행장의 겸임 체제가 끝나더라도 손태승 회장이 영향력을 잃지 않도록 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지주사 체계를 잡아가는 우리금융으로서도 한번쯤 짚고 넘어갈 이슈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행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지주 회장이 막강한 권한을 휘두름으로써 자회사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자회사 임원 인사까지 지주 회장이 개입할 경우 각 CEO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인력 배치가 제한적일뿐 아니라 각 임원도 인사권을 쥔 지주나 회장에게만 집중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금융그룹에서도 지주와 계열사가 인사안을 함께 검토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 범위는 고위직에 한정돼 있어 우리금융의 변화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행장 임기를 1년으로 정한 것도 마찬가지다. 짧은 재임 기간으로는 중장기 전략 수립이 어렵다는 판단에 CEO 임기를 2년 이상으로 하는 금융권 내 분위기와 상반된 움직임이라서다.

실제 다른 은행을 살펴봐도 행장 임기가 1년인 곳은 무척 드물다. 농협금융지주가 매년 성과를 평가해 CEO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NH농협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2~3년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처음에 2년의 시간을 준 뒤 1년 단위로 연장하며 하나은행도 2년 이상의 임기를 부여한다. 손태승 회장이 우리은행장에 취임했을 때 받은 임기는 3년이었다.

이렇다보니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내정자의 껄끄러운 관계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룹 내 손 회장 체제가 구축되려던 시점에 은행을 떠났던 권 후보가 행장으로 복귀하자 임기를 줄여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존 임원인사 규정을 구체화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면서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경영의 안정성을 위해선 지주와 계열사가 인사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장 임기를 1년으로 정한 것은 현안에 집중해 반드시 성과를 내라는 취지”라면서 “이사회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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