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규제 풀자 잇따르는 잡음···결국 다시 조이나

최종수정 2020-02-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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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국형 사모펀드 시장 열려
2015년 규제완화로 이듬해 급성장
라임사태 계기로 규제 강화 움직임
자본시장 불신으로 성장 위축 우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CIO)이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가 ‘한국판 엘리엇’을 키우기 위한 규제 완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다시 규제 강화에 나섰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부의 움직임으로 자본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한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을 발표한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이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국의 움직임은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환매중단을 선언하면서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지난 2011년 민간 자본시장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K헤지펀드’(한국형 사모펀드) 시장의 문을 열었다.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은 “K팝이 성공한 것처럼 한국형 헤지펀드도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렇게 12개 사모펀드가 탄생했지만 펀드설정액은 모두 합쳐 1500억원에 불과했다. 초라한 출발이었지만 역대 정부 모두 사모펀드 규제를 차례로 풀어주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12개로 시작했던 펀드 수는 지난해 3000개를 넘어섰고 설정액은 35조원대에 달했다.

특히 2조원대에 머물던 사모펀드 설정액은 2015년 이뤄진 규제완화로 이듬해부터 급성장했다. 당시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사모펀드 운용회사의 진입요건이 인가에서 등록으로 바뀌고, 사모펀드 설립규제는 사전등록제에서 사후보고제로 완화됐다.

2018년에는 ‘한국판 엘리엇’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대폭적인 규제완화가 이뤄졌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적용되던 ‘10%룰’이 폐지되고,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상품 투자 제한도 완화됐다. 투자자 수는 ‘49인 이하’에서 ‘100인 이하’로 확대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함께 증권사들도 사모펀드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대형 증권사들은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를 통해 자산운용사를 측면 지원하는 한편 총수익스와프(TRS)를 통한 자금책의 역할도 담당했다.

잇따르는 규제 완화에 자금이 넘치면서 결국 지난해부터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라임자산운용이 CB·BW 등 메자닌에 집중투자했던 펀드들이 환매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라임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알펜루트자산운용으로 불통이 튀었다. 알펜루트 역시 최근 일부 펀드의 환매중단을 결정했다.

혁신금융을 외치며 사모펀드를 통해 자본 시장을 키우겠다고 외치던 정부도 결국 한걸음 물러서는 분위기다. 사모펀드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친 금융당국이 새로운 규제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대응이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자본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응을 지켜봐야겠지만 라임사태로 인해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지면 오히려 자본시장에 불신으로 금융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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