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회수율, 50%~77%,···속 바짝 타들어가는 증권사

최종수정 2020-02-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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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순위 투자자들이 받을돈 더 줄어들 전망
당국은 선순위 TRS증권사에 회수자제 주문
증권사들 ‘좌불안석’···“배임 논란 우려도”
상장 증권사 “주주이익 반하는 행위” 지적

(사진=이수길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운용)이 환매 중단된 펀드에 대한 회수율이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라임운용에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제공한 3곳의 증권사들 간의 신경전은 점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앞서 전일 라임운용은 보도자료를 통해 환매가 중단된 펀드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이 진행한 회계 실사 결과를 발표했다. 라임은 실사 결과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회수율 범위는 각각 50~65%, 58~7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31일 기준 평가액각각 9373억원, 2424억원에 따른 것으로, 최종 실사 결과는 오는 14일에 발표된 예정이다.

회수율이 최대 77%로 집계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회수할 수 있는 대체로 원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일반 투자자들이 자칫 하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라임운용도 TRS증권사들을 의식했는지, 전일 환매 중단 사모펀드 투자자들에게 기존 계획대로 펀드 투자금을 상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공식 통보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라임운용 펀드에 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TRS 증권사들에게 먼저 돈을 돌려줘야하기 때문이다. TRS는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환헤지, 투자주체 변경 등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계약을 말한다. 계약을 통해 판매 운용사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펀드의 자산과 수익률을 키울 수 있고, 증권사는 기초자산을 담보로 1~2%의 수수료를 받는다. 또 증권사는 기초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받지 않는 대신 선순위로 회수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라임운용에 TRS를 제공한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3곳이다. 이들 증권사의 TRS 계약 규모는 아직까지도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 중 신한금융투자는 500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700억원, KB증권은 1000억원 규모의 TRS 계약을 맺은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실사결과가 나온 두 펀드의 환매 중단 금액으로 봐서 플루토가 9000억원대, 테티스가 2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플루토는 4500억원, 테티스는 1200억원 가량밖에 회수하지 못한다. 여기에 선순위인 증권사들이 TRS 계약으로 인해 우선 가져가는 돈까지 고려한다면 후순위인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거의 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TRS 증권사들을 상대로 선순위를 포기하라며 양보를 주문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상황이다. 즉 해당 증권사들에게 투자자를 보호하고 보상하라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지난달 말 라임운용이 환매 중단 사태의 공동 해결을 위한 ‘3자 협의체(라임운용-판매사-TRS 증권사)’까지 꾸리기까지 했다. 이번 협의체에서 논의할 핵심 내용은 TRS 증권사들이 회수해야할 금액 중 일부를 양보하는 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TRS증권사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이 협의체는 사실상 무산됐고, 아직 이렇다 할 해결책을 못 찾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사 입장으로서는 손실을 분담 시 자칫하면 배임 소지가 있을 수 있는데 계약에 명시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금융당국 방침대로 증권사가 TRS 자금 회수를 미루다가 손실을 입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도 라임사태에 불똥이 튄 증권사에 금감원이 배임을 강요하고 있고 있냐며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속속 들리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상장 증권사는 이같은 금감원의 주문이 난처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상장사는 주주들이 주인이고,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몇백억원의 손실을 지는 행위는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약 협의체를 제안한 금융당국이 TRS 계약사의 양보를 원한다면 배임 이슈 등을 피해갈 법적 근거를 준비하거나, 해결책을 내놓아야할 것”이라며 “또 이러한 양보 수준(의 금액) 또 누가 정하는지,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의 기준도 따로 정해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금융당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어, 증권사들은 일부 금액에 대해 양보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감원은 ‘협의’라고 말했지만, 증권사들 입장에선 거의 ‘강요’인 셈”이라는 말도 나왔다.

어찌됐던 금융당국은 라임운용과 TRS증권사, 투자자들 간의 자금 회수 방안을 놓고 아직 이렇다 할 해결책을 못 찾고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금감원은 라임사태와 관련해 이전에도 이렇다할 방향을 잡지 못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금감원의 행위를 두고 금투업계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사태가 터졌을 때 문제의 진원지로 TRS를 지목했는데, 이때문에 TRS 계약을 맺은 일부 증권사들을 상대로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TRS 공급자를 암묵적으로 ‘범법자’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결국 금감원의 이러한 행동들로 인해 부담을 느낀 증권사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내부적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영업부서를 축소하고, 관련 자금 대출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었다. 즉 금감원의 눈치 때문에 증권사들은 TRS자금을 속속히 거둬들었고, 이로 인해 ‘제 2의 라임사태’로 불리는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투자자들에게 환매 중단을 알리게 됐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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