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루트 건전성 문제 거론한 금감원···어떻길래?

최종수정 2020-01-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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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TRS 자금 회수 불똥
‘제2의 라임사태’ 확산 방지
알펜루트 “자산 건전성 문제없어”
금감원 “구체적으로 파악할 것”
문제 발생 시 정식 검사 착수 예정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금융감독원이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알펜루트자산운용에 대해 건전성 문제를 거론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당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졌던 만큼, 이번 환매 중단이 ‘제2의 라임사태’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당국의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지난 28일 ‘에이트리 1호’(567억원)와 ‘비트리 1호’(493억원), ‘공모주 2호’(48억원) 등 3개 펀드의 환매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 설정액은 1108억원 규모다.

알펜루트 측은 이번 환매 중단 결정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증권사들의 자금 회수에 따른 일시적인 유동성 이슈일 뿐, 자산의 건전성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이번에 환매 연기를 예정하고 있는 펀드는 당사가 보유한 개방형 펀드로 총 자산대비 19.5% 수준”이라며 “펀드의 유동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정화되고 정상화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갑작스러운 TRS 자금 회수 외에 다른 문제는 없는지 직접 파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알펜루트의 펀드 판매사와 개인투자자 현황, 펀드를 통해 취득한 기초자산 및 기초자산의 건전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환매가 일어난 경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볼 계획”이라며 “만약 자산 부실 등 다른 사유가 발견될 경우에는 정식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펜루트는 지난해 10월 라임 사태 여파 이후 금감원과 판매사, 수익자들에게 펀드의 자산내역 및 운용현황을 공개했고 극단적인 대규모 환매 없이 부분적인 환매에 순조롭게 대응했다.

하지만 알펜루트와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갑작스레 TRS 계약 해지에 나서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증권사가 TRS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나서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이 자금을 돌려주고 다른 자금을 융통해 메워야 하는데, 알펜루트의 경우처럼 보유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당장 어려우면 펀드 전체의 운용에 문제가 발생한다.

알펜루트가 첫 번째로 환매를 중단한 ‘에이트리’ 펀드의 경우 전체 567억원 규모 펀드 가운데 증권사의 TRS 자금은 19억5000만원 가량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유동성이 떨어지는 비상장 주식에 투자돼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알펜루트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 3개 증권사와 총 436억원 규모의 TRS 계약을 맺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약 130억원, 미래에셋대우 약 270억원, 나머지는 신한금융투자가 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시작은 한국투자증권이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3일 리스크 관리 목적으로 13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전량 회수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다. 한투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도 TRS 계약 해지를 연이어 요구했고, 문제가 되는 펀드들이 모두 개방형이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까지 잇달아 환매를 요구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알펜루트는 환매 청구에 당장 응할 수 없어 고심 끝에 환매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알펜루트 측도 대규모·일괄 환매 청구에 기계적으로 응한다면 수익자 간 형평성 훼손의 우려가 있어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환매를 위해 급하게 편입자산을 저가에 매각한다면 펀드 수익률 하락이 발생해 다수의 고객이 추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알펜루트의 펀드 판매 잔액은 약 9394억원 규모이며, 이중 개방형은 2300억원, 나머지는 폐쇄형 펀드다. 알펜루트는 2월말까지 환매 연기가 가능한 펀드는 26개, 펀드 규모는 최대 1817억원으로 보고 있다. 이중 개인투자자의 투자금과 증권사의 대출액은 약 1800억원 규모이며, 나머지는 알펜루트 자체자금과 임직원 자금이 포함됐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알펜루트의 TRS 사용규모가 전체 설정액 대비 5% 수준으로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 알펜루트가 투자한 자산 중에 부실이 발생한 기업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당사는 메자닌이 주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무역금융에 투자하는 회사가 아니라 벤처기업과 상장기업 등에 주로 투자하는 회사”라며 “개방형펀드에 사모사채나 메자닌 자산이 전체의 7% 수준으로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고, 무역금융이나 부동산 금융 등의 상품은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에 대한 확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규자금 유치를 통한 투자 운용의 정상화를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오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TRS 계약을 통해 신용을 제공한 6개 증권사 담당 임원과 긴급회의를 열고, 취득한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면 TRS 자금 회수 요청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회의에 참석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곳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라임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운용사와 체결한 TRS 계약의 증거금률을 급격하게 올리거나 거래를 조기 종료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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