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티키타카] 불법 자제하는 한남하이츠···상호비방은 여전

최종수정 2020-01-1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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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요소되는 발언 나올라···집행부 노심초사
“시공사가 이주비 약속 안된다” 사전 설명도
‘이주비’ 관련 질문에 각 사 우회적으로 설명
입찰사 상호 비방 홍보영상에 조합원들 ‘유감’

박호성 한남하이츠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장이 11일 오후 2시 성동구 옥수교회에서 진행된 ‘제1차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합동설명회’ 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설명회를 시작하기 전에 알려드리는데,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가 ‘이주비’를 제시하는 건 불법입니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선 불법적인 요소가 절대 개입돼선 안됩니다. 지난번 한남3구역 시공사 입찰 무효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안 되니까요. 조합원님들과 두 시공사의 협조를 부탁드리면서, 추후 질문 시간이 주어질 때 이점 각별히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한남하이츠 재건축 조합 집행부)

지난해 11월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 ‘무효화’ 결정 이후 정비사업 설명회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남하이츠 시공사 설명회 현장에선 제2의 한남3구역 사태를 막기 위해 불법적 요소를 사전 차단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노골적인 상호 비방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자, 이를 지적하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표심을 두고 경쟁하는 시공사들이 우회적으로 이주비에 대해 설명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11일 성동구 옥수교회에서 ‘제1차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합동설명회’(이하 설명회)가 열렸다. 한남하이츠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GS건설, 그리고 조합원들의 공식적인 첫 만남인 셈이다. 양사는 조합원들을 향해 큰절을 하며 수주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날 각 시공사는 자사 입찰 제안에 대한 설명 시간을 20분씩 부여받았다. 영상을 통한 설명이 끝나면 조합원이 직접 10분 동안 질문을 던지고, 이후 공동질문을 하는 방식이다. 조합은 각 사에 기회가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엄격하게 시간을 제한했다.

이날 현장에선 불법 요소가 될 수 있는 발언에 대한 제지가 이어졌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상가동 조합원이 ‘이주비’에 대한 질문을 하자, 현장은 일제히 술렁였다. 사회자는 즉각 “재건축 현장에서 건설사가 이주비를 제안하면 위법”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입찰 시공사들은 이주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각 사의 사업촉진비를 소개하며 우회적인 방법으로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이주비다 뭐다 언급하진 못하지만,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합원의 70% 이상이 이주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촉진비로 1인당 최소 3억6000만원 이상 재정적 지원이 될 것이고, 이 돈을 알아서 필요한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주비는 결국 담보대출이다. 지난 12·16대책에서 조합설립인가 1년 이전부터 거주한 사람은 대출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에게 시공사가 이주와 관련된 것으로 어떤것을 약속하면 그 순간 지자체에서 조사가 나오기 때문에, 우회적인 방법으로 조합이 뒷부분을 보장하고 조합이 주최가 돼 앞으로 나가는 제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11일 오후 성동구 수교회에서 진행된 ‘제1차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합동설명회’에 참석한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영상을 통해 입찰제안서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 영상(좌). 사진=이수정 기자
조합원들은 각 사 홍보 영상에 노골적인 경쟁사 비방이 포함된 부분을 두고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영상에는 상대 시공사를 겨냥한 ‘속임수를 쓴다’ ‘심판해달라’ ‘조합원을 기만한다’ 등의 표현이 심심찮게 등장했다.

우선 GS건설은 홍보 영상을 통해 “현대는 사업 촉진비 2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비는 조합 기준인 950억원 뿐”이라며 “표면적으로는 엄청난 혜택인 양 홍보하지만, 실질적으로 추가 부담으로 돌아오는 현대건설의 속임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한남3구역 입찰을 무효화 시킨 원흉이 현대건설이라며 “1차 입찰 당시 정부의 특별점검을 핑계 삼았던 현대건설이 이제 와서 혁신설계를 홍보하고 있다. 과연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시공사가 할 수 있는 행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도 “현대는 사업촉진비 최소 2000억원 이상 현대 책임 조달이라는 문구를 정확히 명기한 반면, GS는 책정이라는 단어로 조합원을 교묘히 속이고 있다”며 “GS건설 신용등급은 메이저 건설사 중 가장 낮은 A로, GS의 보증만으로는 대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들의 불리함을 감추기 위해 조합원을 기만한 GS의 진실을 준엄하게 심판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한 조합원은 “남의 회사를 그렇게 비방하는 건 잘못”이라며 “자기 회사 홍보만 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이 발언에 현장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고, 입찰사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설명회가 끝난 뒤 한 한남하이츠 조합원은 “상대사를 과하게 깎아내리는 듯한 홍보영상은 보기 불편했다”며 “수주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판단은 조합원이 하게 해줘야 하는데, 그런 홍보물을 보면 오히려 더 헷갈린다”고 말했다.

박호성 한남하이츠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장은 “한남3구역 사례처럼 시공사들의 과도한 입찰 경쟁으로 인해 사업이 미뤄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찰에 참여한 GS건설과 현대건설 사업팀 대표들은 각각 ‘1차 입찰에 참여한 유일한 회사다’, ‘현대는 돈을 남기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재호 GS건설 도시정비총괄 전무는 “GS건설은 지난 10월 1차 입찰에 참여한 유일한 회사다”라며 “한남3구역에서도 국토부와 서울시 지침을 준수한 최고의 사업 조건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부 사장은 “한남하이츠에 돈을 벌기 위해 입찰하지 않았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돈을 남겨가지 않고 현대의 모든 걸 걸고서 어디서도 볼 수 없던 대한민국 최고 아파트를 지어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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