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기로에 선 기업들⑦]행남사, 무너진 영화투자 꿈···사명도 ‘도루묵’

최종수정 2020-01-13 08:0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글자 크기 확대

행남사→스튜디오썸머→행남사
영화 시장 진출위해 변경했지만
회계 위반으로 검찰 고발 당해
사내이사들마저 잇따라 줄사임
개선기간 부여···최악상황 모면

영화투자 진출 꿈을 위해 사명을 ‘스튜디오썸머’로까지 변경했던 코스닥 상장사 행남사가 현재 상장폐지 기로에 서 있다.

‘행남자기’로 오랜 시간 인지도를 쌓아온 행남사는 1973년 도자기 제조업을 해온 국내 1세대 도자기 업체다. 그러나 도자기 사업이 기울면서 666억원에 이르던 매출은 차츰 감소하기 시작했고, 지난 2018년에는 87억원으로 축소됐다. 또 3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행남사는 식품(김) 제조업과 영화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사나이픽쳐스와 영화사 월광을 인수해 야심차게 영화 제작 및 배급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사명도 행남사에서 ‘스튜디오썸머’로 변경했고, 사내이사진도 영화 관계자로 줄줄이 선임했다.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진 윤종빈, 한재덕 씨와 CJ ENM 출신인 이재필씨가 스튜디오썸머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등기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재필 대표는 스튜지오썸머의 영화부문을 총괄했다. 이들 세 사람이 당시 스튜디오썸머에 투자했던 금액은 180억원이었으며 이 중 윤종빈, 한재덕 씨는 각각 85억원씩을 납입했다. 그리고 회사는 영화사업 시작 후 작년 초 ‘돈’을 개봉했고, 지난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65%를 이끌었다.

그러나 영화사업의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작년 7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스튜디오썸머의 지난 2016년, 2017년 1~3분기 결산 재무제표에 대한 조사 감리를 통해 회계처리를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 문제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되면서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여기에 외부 감사인이 올해 반기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 의견을 통해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표명하면서 악재가 겹치기 시작했다. 발목을 잡은 것은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었는데, 작년 스튜디오썸머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에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 누계 잔액이 357억원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651억원의 54.74%에 해당한다.

결정적으로는 이재필 대표를 포함한 세 명의 사내이사들이 줄줄이 사임하면서 영화사업은 사실상 접게 됐다. 이들은 스튜디오썸머를 통해 관련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돼 회사를 떠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들이 사임한 날은 세 명이 스튜디오썸머 유상증자에 참여해 받은 지분의 보호예수가 풀린 당일이기도 했다.

이에 회사는 작년 9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영화사 월광(820주)과 사나이픽처스(820주) 주식을 각각 카카오엠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은 행남사는 ‘스튜디오썸머’로 바꿨던 사명을 다시 ‘행남사’로 변경하고, 영화부문 사업을 아예 중단했다.

이후 행남사는 잦은 최대주주와 대표이사 변경, 주력인 식기 사업 부진 등의 이유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일이 있던 가운데 작년 10월 외식기업 이연에프엔씨(이연FnC)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행남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연에프엔씨는 ‘한촌설렁탕’과 ‘육수당’등을 운영하는 외식업 프랜차이즈 법인이다.

이연에프엔씨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게 된 행남사는 상폐에 대한 이의신청과 더불어 경영정상화 노력에 사활을 걸게 된다.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 등을 제출하며 상폐 막기에 안간힘을 썼던 행남사는 작년 11월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게 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간신히 모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행남사의 주식 매매정지기간도 올해 11월29일 개선기간 종료 후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까지로 변경됐다.

현재 행남사의 과제는 높은 부채비율 등 악화된 재무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행남사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22.7%로, 지난해 75.3% 대비 높아진 상태다. 여기에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마이너스(-) 71억원으로, 2016년부터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김소윤 기자 yoon13@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엘지유플러스
카드뉴스+
기획&탐사
  • 페이스북 바로가기
  • 유튜브 바로가기
  •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Copyright © Newsway All Rights Reserve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