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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부진···체질개선 고민

[리셋! 유통2020|한국야쿠르트]신사업 부진···체질개선 고민

등록 2020.01.13 11:17

수정 2020.01.13 17:58

최홍기

  기자

장남 윤호중 전방위 신사업 손뻗었으나대부분 사업 부진 수익성 제고 시급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오랜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은 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유통업계는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경기침체’에서 ‘소비위축’, 또 이로 인한 ‘수익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하며 위기의식을 절실하게 느꼈다. 대외 환경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본과의 무역갈등, 여진으로 남아있는 중국의 한한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성장에 밀린 오프라인 시장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으며, 정부는 규제 고비를 더욱 바짝 죄면서 업계를 옥죄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유통사 마다 ‘리셋’만이 살 길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신년 긴급진단, 유통 ‘리셋’ 현장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한국야쿠르트는 196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유산균 음료기업이다. 창업주 고(故) 윤덕병 회장은 우리나라 축산의 미래가 우유 가공업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 ‘건강사회건설’이라는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야쿠르트’로 대변되는 유산균 발효유 사업을 시작했다.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유산균 시장에 유산균 발효유를 대표 건강음료로 성장시킨 선구자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를 활용한 방문판매 방식까지 도입하면서 야쿠르트 일일 판매량은 5년여만에 100만병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내 발효유 시장 40%를 점유하는 한편 1971년 국내 최초 발효유 ‘야쿠르트’ 이후 ‘헬리코박터 프로젝터 윌’, ‘쿠퍼스’ 등 히트작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고 윤덕병 회장은 사세가 점점 커지자 유산균 발효유외 사업 확장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야쿠르트는 기본적으로 국내에 무게를 둔 내수기업이다. 발효유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기에는 유통상 리스크가 컸기 때문에 신사업 확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실제 한국야쿠르트는 1982년 일본 라면 수프 전문 제조업체인 이찌방 식품과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 이듬해인 1983년 이천 공장을 준공하고 ‘팔도라면’을 선보이며 라면시장에 진출했다.

1997년에는 식혜로 유명한 비락을 인수했다. 2004년에는 사업경쟁력 강화차원에서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했으나 2010년 롯데삼강(현 롯데푸드)에 매각했다.

2006년에는 플러스자산운용을 인수하며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식품업에 매진해왔던 그간 한국야쿠르트의 행적을 비춰 볼 때 이례적인 사업 진출이었다.

한국야쿠르트의 공격적인 사업영역확대는 계속됐다. 한국야쿠르트는 2009년에 출판업체인 능률교육(현 엔이능률)에 이어 지난 2011년 의료기기제조업체 큐렉소 까지 인수하며 교육·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 했다. 골프장사업과 부동산투자, 게임개발 등에도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반조리식품) 부문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공격적 사업 다각화···신사업 중심 부진 계속=고 윤덕병 회장은 생전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택했다. 고 윤 회장의 장남인 윤호중 부회장 역시 필요할 때 대주주로서 의사 결정에만 관여하고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윤 부회장은 교육 헬스케어 분야 등 한국야쿠르트의 신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식음료 사업에서 나아가 의료·교육·레저 등 생활건강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다루는 종합건강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경영능력을 입증받기 위한 시험대이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팔도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고 팔도는 지배구조의 핵심인 한국야쿠르트의 지분 40.83%를 가지고 있다. 이어 야쿠르트가 엔이능률, 큐렉소, 비락, 플러스자산운용 등의 계열회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하지만 윤 부회장이 주도한 신사업들은 모두 부진한 상태다. 한국야쿠르트 전체 매출이 성장하는데도 수익성이 저조한 이유다. 신사업들의 손실이 전체 수익을 갉아먹는 셈이다.

지난 2009년 인수한 엔이능률은 2018년 기준 당기손실 폭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커진 44억 원을 기록했다. 윤 부회장은 엔이능률에 개인지분도 4.26% 투자했지만 전반적인 교육업황이 부진한 탓에 여전히 손실 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큐렉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큐렉소 역시 당기손실이 70%넘게 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큐렉소 자회사로 편입시킨 미국 수술로봇 전문기업인 싱크 서지컬도 지난해 55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는 2017년에도 약 5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외에도 16개 계열회사들 중 10개 회사가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신사업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수익성 강화 위한 체질개선 신호탄 시급=현재 한국야쿠르트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사업의 포트폴리오 수정 등 전반적인 사업을 재편해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단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교육및 의료기기 등 신사업부문에 대한 사업전략 수정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게 한국야쿠르트의 입장이다. 전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나 기업의 미래 신사업인 만큼 조급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대신 한국야쿠르트는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대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돌입한 상태다. 김병진 대표는 창립 50주년이었던 지난해 전면적인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면서 신사업의 손실을 상쇄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시 김병진 대표는 “이동형 냉장카트 도입, 신선물류 체계 도입 등 신선 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설 것”이라면서 “한국야쿠르트의 새로운 100년을 창조하자”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매출창구로 활용되는 프레시매니저 활용을 극대화하면서 온라인몰을 통한 신선식품을 저녁에도 배송 판매하는 등 온라인 쇼핑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교육 등 신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 및 접근하고 있다. 곧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당분간은 기존 사업의 효율화를 강화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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