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사장, LG 건조기 ‘자발적 리콜’ 결정 배경

최종수정 2019-12-1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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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지속된 소비자 분쟁에 ‘가전 명가’ 이미지 훼손 우려
주춤하는 사이 경쟁사 점유율 확대에 ‘자발적 리콜’ 카드 꺼내
일반적인 리콜과 달리 ‘제품 결함 없다’ 강조하며 서비스 제공

그래픽=강기영 기자
‘LG 건조기 사태’에 ‘자발적 리콜’이라는 해결책을 내놓은 LG전자가 고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달 조성진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전자 새 사령탑에 오른 권봉석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탁월한 마케팅 능력과 함께 현장 감각을 갖춘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는 권 사장이 리스크 관리 능렦까지 보여준다면 구광모 회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한다면 생활가전(H&A)부문 경력이 전무하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평소 ‘고객 중심’을 강조한 권 사장은 LG전자의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들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일반적인 리콜과 달리 제품의 결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자발적 리콜’ 전략을 택했다.

전일 LG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의류건조기의 결함이나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발적 리콜을 실시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진정성 있는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객이 요청하면 제공해 왔던 무상서비스를 확대해 찾아가는 무상서비스를 제공하고 홈페이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무상서비스를 적극 알리고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단 LG전자는 현재 품질보증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신청인들에게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로서는 무상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는 분들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는 없으나 제품의 결함이 없어도 자발적 리콜을 통해 제조회사를 책임을 다하는 강수를 두며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LG전자의 결정은 제조사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건조기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가전 명가’로서 명성을 이어온 LG전자에게 의류건조기를 두고 소비자와 벌어온 갈등은 장기화될수록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주춤한 사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며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자사 유투브 채널에 LG 건조기를 겨냥하는 비판 영상을 올렸으며 브랜드와 상관없이 건조기를 반납하고 삼성 제품을 구매할 시 20만원 상당의 혜택을 주는 이벤트도 벌였다.

또한 10월 초에는 시장조사업체 GfK 조사결과 삼성전자 건조기가 국내시장에서 올 7월부터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LG전의 ‘자발적 리콜’ 발표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한 상태다.

피해자 카페를 운영 중인 법무법인 매헌 성승환 변호사는 “소비자들은 10년 무상수리와 이번 자발적 리콜이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결국 10만원 위자료 지급 거부로 인한 소비자 불만을 누그러트리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리콜이란 것이 결함을 인정하고 진행하는 것인데 LG전자는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명확히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LG건조기 표시광고법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 준비도 지속할 예정이다.

성 변호사는 “소비자원에서도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는 있다고 봤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해 공정위에서 정당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가능하면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원을 모으고 있으며 빠르면 다음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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